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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트럼프 시대 쏟아지는 '불매' 운동…누군가는 그를 만나야

[취재파일] 트럼프 시대 쏟아지는 '불매' 운동…누군가는 그를 만나야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는 어떤 커피를 마시고 무슨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는지, 또는 우버와 리프트 가운데 무엇을 탈 지, 어떤 백화점을 이용할지 등이 곧잘 정치적 행위로 해석이 됩니다. 사소한 일상에 이러한 잣대를 들이대는 시선이 있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텐데도 불법체류자 보호 도시를 선언한 도시답게 거리에서 만난 뉴요커의 상당 수는 자신들의 구매력을 통한 정치적 의사 표시에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반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면서 난민들을 대거 고용하겠다고 선언한 '스타벅스'는 트럼프 진영으로부터 불매운동에 시달렸습니다. 나이키에 맞서 승승장구하던 스포츠 용품 업체 '언더아머'는 트럼프를 미국의 자산(Asset)으로 치켜세운 CEO의 인터뷰 이후 혹독한 대가를 치렀습니다. 트럼프가 자산이기는 커녕 얼간이(Ass)라는 비난 속에 결국 본사가 있는 볼티모어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습니다. "이민은 혁신과 다양성, 강함의 원천"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뒀습니다. CEO가 대통령 경제자문단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진 '우버'의 경우 '앱 지우기' 운동이 번지더니 급기야 경쟁업체인 리프트에 앱 다운로드 수까지 역전당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벌어진 불매운동과 기업실적 사이의 상관관계는 아직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스타벅스만 하더라도 트럼프 진영의 불매운동에 맞서 오히려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식됐습니다. 이방카 트럼프의 제품을 매장에서 퇴출시켰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내 딸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볼멘 소리를 들었던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경우 당일 주가가 4.1%나 올랐습니다. 노트스트롬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투자자들이 몰렸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의 딸을 실적으로만 평가한 백화점의 주가를 누군가는 떠받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취임 초기 이런 경향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트럼프 정부는 국경세 부과를 추진 중입니다. 미국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상품에는 면세 혜택을 주는 대신 해외에서 수입한 물건에 20%의 세금을 물리는 안이 실제 시행되면 유통업계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달러화가 그만큼 강세를 보이지 않으면 올린 세금이 고스란히 물건 값에 반영돼야 하는데 소매상들은 아우성 칠 테고 물가는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경제자문단이 됐든 특별 간담회가 됐든 누군가는 트럼프와 의견을 나누고 그와 다른 생각을 전하는 공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단지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사진 한 장으로 대통령의 정책에 동의했다고 받아들여진다면 기업들도 매우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분명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논쟁적 정책을 주저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이런 혼선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매우 완고해보이는 트럼프가 그나마 재계 사람들을 만날 때는 열린 마음으로 다가선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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