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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열쇠 쥔 리정철…"폭발물·독극물 합성 가능"

<앵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의 열쇠를 풀 핵심 인물로 붙잡힌 리정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약학을 전공한 리정철이 직접 독극물을 만드는 데 관여했을 가능성이 큰 거로 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현지에서 임상범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리정철이 북한의 대학에서 과학과 약학을 전공했고 인도의 한 연구소와 말레이시아의 제약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인도연구소에서 함께 지냈던 한 동료는 리정철이 화학자로 폭발물이나 독극물을 합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정철과 같은 영문 이름을 쓰는 페이스북 계정에서도 김일성대 출신이라는 소개와 함께 과학실험실로 보이는 곳에 서 있는 남성의 사진이 발견됐습니다.

다만, 이 남성이 이번에 검거된 리정철과 동일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도 리정철이 말레이시아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확인했지만, 제약업체가 아닌 IT업체였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청 부청장 : 말레이시아 입국은 2016년 8월 6일입니다. 직업은 IT 회사 직원입니다. 쿠알라룸푸르 한 회사 IT 부서에 근무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리정철이 독극물 제조에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의혹처럼 그가 화학자가 맞다면 독극물의 종류를 파악하기 힘들도록 여러 화학물질을 섞어 제조했을 수 있습니다.

자취를 감춘 북한 국적 용의자들과 체포된 여성 2명의 행적을 밝히는 것도 리정철의 입에 달려 있습니다.

현지에선 해외 공작을 담당하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특수 요원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말레이시아 경찰이 리정철의 입을 열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쿠알라룸푸르는 우리와 시차가 1시간입니다. 그럼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임상범 특파원 연결해서 수사 진행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임상범 특파원, 오늘(19일)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를 현장에서 직접 들었을텐데, 현지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분위기인가요?

<기자>

네, 오늘 기자회견장에서 쏟아진 질문의 핵심은 '그래서 과연 이번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맞느냐' 바로 그 질문이었습니다.

거듭된 질문에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금 현재 확실한 것은 주요 용의자들이 북한 국적자라는 사실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국적이라는 표현을 여러차례 강조한 것으로 미뤄서,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대사관 역시 오늘 경찰 발표를 유심히 지켜봤을텐데 지금까지 나온 공식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북한 대사관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장에서도 혹시 북한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을까 수시로 살펴봤는데요, 회견 진행 내내 이의 제기나 소란을 피운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서 북한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지난번 리정철 검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기습적으로 반응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저도 방송 끝나는 대로 북한 대사관 쪽으로 가볼 생각입니다.

<앵커>

새로운 내용 나오는 대로 전해주시고, 그래서 궁금한 점 하나가 다른 용의자 4명은 곧바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빠져 나갔는데 왜 리정철은 계속 말레이시아에 머물다가 붙잡힌 거죠?

<기자>

다른 용의자들이 모두 떠났는데 리정철 혼자 남은 것으로 미뤄서, 리정철은 애초에 떠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갑자기 사라지면 오히려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수도 있고, 애초에 리정철이 주요한 주연이 아닌 조력자 수준에 불과했을 거라는 추론도 가능한 대목입니다.

아무튼, 주요한 용의자들이 모두 사라진 마당에 말레이시아 경찰은 독극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검거된 여성의 장갑을 찾는 데 주력하는 등 물적 증거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김흥기, 영상편집 : 이정택,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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