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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 직후 김정남' 공개…北 남성 용의자 체포

<앵커>

공항에서 습격받은 직후 김정남의 모습입니다. 현지 언론이 보도한 건데 공항 내 치료 시설로 옮겨진 뒤 축 늘어진 상태입니다. 오른쪽 손목에는 염주 같은 걸 찼고 독살 의심을 뒷받침하듯이 얼굴 등에 상처는 보이지 않고 가슴을 보면 셔츠에 얼룩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실신했던 김정남은 공항에서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는데, 경찰 수사가 진전되면서 어젯밤(17일) 용의자로 46살 북한 남성을 검거했습니다. 이름은 영문 표기를 볼 때 리정철이나 리종철일 텐데 일단 이어지는 리포트에서는 리정철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쿠알라룸푸르시 외곽의 한 아파트입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어젯밤 10시쯤 이곳에 살던 북한 국적의 46살 리정철을 붙잡았습니다.

검거될 때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웃들은 리정철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40대 아내와 17살 아들, 10살 딸과 함께 사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웃 : (리정철 가족은 여기서) 1년 정도 살았어요. 두 번 봤는데, 서로 인사하지는 않았고요.]

경찰은 리정철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다른 용의자들과 접촉하길 기다렸지만, 움직임이 없자 어젯밤 리정철의 집을 급습했습니다.

리정철은 말레이시아 이민국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하는 신분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북한이 외국에 파견한 노동자 신분입니다.

사건 당시 공항 CCTV에 찍혀 이곳 언론에 공개된 남성 용의자 4명 가운데 베이지색 모자를 쓴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두 번째 검거된 인도네시아 여성을 가장 먼저 접촉하고 연락을 취해 온 인물로도 보도됐습니다.

리정철이 북한 공작원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가담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북한 사람이 용의자로 처음 검거된 만큼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계속해서 말레이시아에 파견된 김수영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수영 기자, 어제 붙잡힌 리정철의 집 앞에서 계속 취재하고 있죠. 그 지역 어떤 곳입니까?

<기자>

이곳은 차를 타면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약 30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중산층 지역인데요, 이곳에서 만나본 주민들은 리정철이 이번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소식에 크게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한국말을 써서 한국 사람인 줄로만 알았다는 주민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리정철이 이곳에서 크게 눈에 띄게 살진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젯밤 체포 당시에는 경찰들이 주민들에게 문을 열지 말라고 해서 직접 그 현장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지만, 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앵커>

북한 사람이 용의자로 검거됐는데, 현지 북한 대사관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리정철이 체포되자 북한대사관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어제 체포된 리정철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서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는데요, 리정철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는데 실제 면담이 성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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