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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서울디지텍고 교장 '탄핵은 음모' 발언…교육기본법 위반인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종업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졌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특성화고인 서울디지텍고등학교에서 종업식을 겸한 탄핵정국에 대한 교장 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곽일천 서울 디지텍고등학교 교장은 학생들을 상대로 1시간 가까이 대통령 탄핵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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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교장은 학생들에게 '판단은 학생 여러분이 내릴 문제'라면서도 탄핵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자기의 정략적인 의견과 심지어는 허위사실을 말하면서 국민을, 사회를 선동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생각을 오염시키고 잘못되고 있다, 라는 것을 여러분이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태블릿 PC가 최순실 씨의 것인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등 조작 의혹과 함께, 탄핵 절차도 부장하다는 법학계의 견해가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곽 교장은 "공정한 재판절차를 하는 것이 거의 임기 말 쯤에나 나온 것으로 한다면 이게 과연 국가를 위해서는 무슨 실익이 있는가?"라고도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 교장은 특검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수사는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전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발언도 비판했습니다.

■ 항의하는 학생 나오기도

50여 분간 이어진 곽 교장의 발언이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 곽 교장의 주장에 반발하는 학생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 학생은 곽 교장의 '임기말 탄핵 실익' 발언에 대해 "정의롭게 살라고, 진실된 걸 알라고 하는데 모순된다. 우리는 탄핵되는 게 진실이고,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곽 교장은 "학교 버스 운전사가 학생들에게 욕을 하거나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운전하는 동안 기분이 상하면 사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운전을 끝내고 나서 항의해야 한다"는 예를 들면서 "그게 우리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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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생은 "교장 선생님은 학교의 장이시잖아요? 그러면 선생님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되는데, 선생님은 지금 거의 우익적으로 가고 계세요. 이게 옳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곽 교장은 "본인의 주장이 아니라 여러 정보를 취사선택해서 알려주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 교육기본법 위반인가?

교육기본법 제6조에는 '교육의 중립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제6조 1항을 보면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곽 교장의 발언에 대해 교육기본법 위반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원 신분으로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 한쪽의 시각으로 전달한 것이라는 겁니다.

'교육기본법 제6조'는 최근 교육부도 많이 말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정교과서를 거부하는 시도 교육청의 보조교제에 대해 이영 교육부 차관이 '교육기본법 제6조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즉시 현장에서 회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 토론회? 훈시?…모여든 양측 단체들

곽 교장의 발언이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했는지를 놓고 논란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곽 교장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회' 형식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반면에 곽 교장의 발언은 일방적인 '훈시' 일뿐,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토론회'로 보기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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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논란 속에 오늘 서울디지텍고에는 보수와 진보 양측 단체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진보 성향인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교육청이 곽 교장을 특별감사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 망언 디지텍고 교장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이에 맞서 보수 성향의 '전국학부모교육단체연합'(전학연) 회원들은 같은 장소에서 곽 교장 지지 집회를 열었습니다.

결국 양쪽 단체간 충돌 우려로 곽 교장 규탄 기자회견은 취소됐고, 전학연 측의 곽 교장 지지 집회만 열렸습니다.

현재 서울교육청과 교육부도 논란인 된 곽 교장의 발언에 대해 경위 파악에 나선 상태입니다. 

관련 영상▶ [비디오머그]전교생 모인 자리에서 '탄핵 부당 이유' 열변 토한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

(사진 = 서울디지텍고등학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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