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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완전히 새로운 北의 미사일…또 다른 골칫거리 등장

[취재파일] 완전히 새로운 北의 미사일…또 다른 골칫거리 등장
북한이 그제(12일) 실시한 신형 미사일의 시험발사 영상을 어제 공개하자 군은 대경실색했습니다. 발사 당일 ‘노동’이라고 했다가 ‘무수단 개량형’이라고 수정한 군의 발표가 틀린 것입니다. 그제 발사한 북한 미사일은 발사 차량부터 발사관, 미사일 본체에 이르기 까지 북한 지상에서는 공개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였습니다.

미군의 전략사령부도 그제 발사한 북한의 미사일을 중거리 탄도 미사일(medium or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이라고만 밝혔을 뿐 기종을 특정하지 못했습니다.(http://www.stratcom.mil/Media/News/News-Article-View/Article/1080866/usstratcom-detects-tracks-north-korean-missile-launch/) 북한이 작년 10월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만 해도 “The missile is presumed to be a Musudan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이 미사일은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추정된다)”라고 확신했던 미군 전략사령부도 이번에는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형 고체로켓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새로운 북한 지대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탄생입니다. 북한 지대지 미사일의 구색은 스커드 액체로켓 기반의 스커드 B(화성 5 또는 KN-03)와 스터드 C(화성 6 또는 KN-04), 노동(화성 7 또는 KN-05) 그리고 R-27 액체로켓 기반의 무수단(화성 10 또는 KN-07)이었습니다. 지대지 중 고체로켓이 있긴 하지만 사거리가 200km 안팎인 단거리 독사 미사일 즉 KN-02뿐입니다. 북한은 이런 액체로켓 위주의 미사일 집단에 추가해 이제는 궤도형 발사차량에서 콜드 론칭(cold launching) 방식으로 쏘는 고체로켓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한미일 3국에게는 새로운 위협의 등장입니다.
신형 고체로켓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 신형 고체로켓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성공

북한은 그제 발사한 미사일을 북극성 2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북극성에서 따온 것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에 토대하여 이 무기 체계를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 대 지상 탄도탄으로 개발했다”고 어제 보도해 스스로 지대지 북극성 2형과 SLBM 북극성은 같은 뿌리의 형제임을 인정했습니다. 모양도 지대지 북극성 2형과 SLBM 북극성이 거의 같습니다. 사거리는 SLBM 북극성이 2,000km로 추정되는데 지대지 북극성 2형도 2,000km 이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대지 북극성 2형과 SLBM 북극성은 고체로켓을 채택했습니다. 고체로켓은 액체로켓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합니다. 액체로켓의 경우 발사에 앞서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은 한미 정보당국에 곧잘 포착됩니다. 또 연료를 채우면 급속도로 산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서둘러 발사해야 합니다. 고체로켓은 액체로켓의 이런 두가지 단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습니다.
신형 고체로켓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초기 SLBM 북극성은 애초 액체로켓인 R-27 기반이었지만 현재의 북극성은 고체로켓입니다. 작년 3월 북한이 고추력 고체로켓 모터 지상연소실험을 한 적 있는데 당시 로켓은 좀 작은 편이었습니다. 미사일 권위자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상연소실험을 한 로켓은 직경 1.2~1.3m, 길이 3.0~3.2m로 SLBM 1단 로켓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말했습니다. SLBM 북극성과 지대지 북극성 2형은 북한이 비밀리에 선진국 미사일을 모방해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극성 2형은 또 북한의 다른 지대지 미사일과 달리 발사관 안에서 발사됩니다. 이 역시 SLBM 북극성과 같습니다. 흡사 북한 SLBM 잠수함인 신포급에서 수직발사관과 미사일을 통째로 떼어내 발사차량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모양새입니다. 두 미사일의 발사방식도 미사일이 먼저 발사관에서 튕겨져 올라온 뒤 로켓을 점화하는 콜드 론칭입니다.

북한의 지상 발사 미사일 중 콜드 론칭을 채택한 것은 지대공 미사일인 SA-5와 SA-2입니다. 지난 2015년 3월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지대지 미사일 중 수직발사관을 통한 콜드 론칭 방식을 채택한 것은 북극성 2형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고체로켓 지대지 미사일의 콜드론칭 시험발사를 단 한번 만에 성공했습니다.
북한의 궤도형 발사차량
● 처음 등장한 궤도형 발사차량

이번 북한의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서 고체로켓 미사일 본체만큼 관심을 끈 것은 북한의 궤도형 발사차량입니다. 북한의 지대지, 지대공 미사일은 바퀴가 달린 차륜형 발사차량 일색이었는데 처음으로 궤도형 발사차량이 나타난 것입니다. 무기류는 엄격한 금수 품목인데 궤도형 차량을 어디서 구해온 것일까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인 KN-08과 KN-14의 발사차량은 중국제 WS-51200 트럭을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목재 수송용으로 중국에서 수입한 뒤 미사일 발사차량으로 손본 것이라고 서방 전문가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극성 2형의 궤도형 발사차량은 중국과 러시아의 궤도형 차량 중에서 비슷한 종류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것 같다”며 “북한이 궤도형 차량을 양산하면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들도 궤도형 차량에서 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궤도형은 차체의 크기와 길이를 대폭 키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사일의 규모가 큰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은 현재와 같은 차륜형 차량을 고수하되 중거리 이하 미사일은 차륜형보다 이점이 많은 궤도형 차량 발사 방식으로 바꿔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궤도형 발사차량
차륜형 발사차량이 세단 승용차라면 궤도형은 4륜구동 SUV입니다. 궤도형 발사차량은 도로사정이 안 좋은 북한에서 미사일을 싣고 다니기에 적합합니다. 기상여건에 관계없이 산과 계곡 틈으로 자유자재로 숨어들기에도 좋습니다.

고체로켓 중거리 미사일에 이어 궤도형 발사차량도 한미 군 당국에 큰 숙제를 안겼습니다. 북한이 궤도형 발사차량을 양산해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을 싣기 시작한다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의 동선과 기지에 대한 탐색 범위를 대폭 넓혀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눈 여겨 보지 않았던 험지(險地)도 이제는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지역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골칫거리가 또 늘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만만치 않은 인물로 바뀌니 북한이 전혀 새로운 미사일로 제대로 신고식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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