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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의경 선발 특혜 의혹…컴퓨터 추첨 '비밀 기능'?

<앵커>

우병우 전 수석 아들의 의경 운전병 특혜 선발 의혹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너링이 좋아서 뽑은 건지, 추첨인지, 이름이 좋아서 그랬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오늘(8일) <사실은> 코너에서는 의경 선발 과정의 문제점을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우 전 수석의 아들, 애초에 어떻게 의경에 채용된 겁니까?

<기자>

우병우 전 수석 아들이 의경 시험을 본 게 2014년 여름입니다.

당시 지원자가 5천500여 명이 됐었고요, 합격자가 374명.

경쟁률이 15대 1이었습니다.

상당히 높죠.

의경은 육군보다는 사회와 덜 격리돼 있고 휴가나 외박도 상대적으로 많이 가다 보니까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 겁니다.

<앵커>

혹시 이 경쟁률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은 드러난 게 없습니까?

<기자>

의경이 되기 위한 처음 면접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는 수사를 통해서 좀 더 밝혀져야 되는 부분이고요, 다만 의경면접의 속성과 관련해서는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의경이 되고 두 달 반쯤 뒤인데, 운전병으로 차출되는 과정에서도 면접을 보거든요.

코너링 이야기했던 경찰인데, 직접 면접을 봤습니다.

"아버지 뭐 하시냐?"했더니 "청와대 민정수석입니다." 이렇게 대답했었거든요.

이게 국감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런 문제가 계속 있으니까 경찰도 2015년 11월에 면접 절차를 없앴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의경을 공정하게 컴퓨터 추첨을 통해서 뽑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럼 그렇게 밝힌, '컴퓨터로 뽑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까?

<기자>

믿기가 좀 어렵고요.

거의 거짓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컴퓨터 추첨으로 의경을 뽑기 시작했는데요,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 아들들이 의경을 얼마나 갔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총 75명이 군 복무 중이었는데요, 그 가운데 40명이 의경이었습니다.

절반이 넘는 수치죠.

보통 현역 가운데 의경에 가는 비율이 6%밖에 안 되거든요.

통계적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거고요, 자기 아들 좀 잘 부탁한다고 한마디씩 슬쩍슬쩍 한 게 이렇게 황당한 통계로 이어진 게 아닌가 의심됩니다.

<앵커>

컴퓨터에다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 리는 없고, 어딘가 좀 특혜를 봐달라고 이야기했을 것 아닙니까?

<기자>

경찰이 자체적으로 의경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8자리의 숫자를 집어넣으면 합격자가 자동으로 나오는 시스템이거든요.

그런데 8자리 숫자를 의경에 지원한 본인이나 가족들이 무작위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발 절차는 100% 공정하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거든요. 그

런데 사실 프로그램 자체에 이른바 '민원',그러니까 청탁이 들어온 사람은 무조건 의경에 합격시키는 비밀 기능이 숨어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박남춘/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경찰청 국감) : 민원이 들어온 누구의 아들은 임의로 지정입력을 해서 어떤 숫자를 넣어도 합격이 나오도록 한다. 이렇게 제보가 들어 왔어요.]

박남춘 의원이 지난해 국감 때 저런 제보가 들어왔다니까 확인하려고 경찰에다가 의경 선발 시스템의 로그 기록을 제출해달라 요청했는데 경찰이 거부했었고요, 자체감사만 벌인 뒤에 프로그램에는 아무 문제 없다며 끝냈습니다.

<앵커>

그리고 의경에 가는 일은 추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지만, 또 간 다음에 부대 배치라든지 이런 특혜도 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의경 하면, 집 가까운 의경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국감 때도 이 이야기가 나왔었거든요.

다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장제원/바른정당 의원(지난해 경찰청 국감) : 강원에서 서장 하시는 분 (아들은) 강릉경찰서, 경찰청 정보화 담당하시는 분 (아들은) 중랑경찰서. 이렇게 자대배치마저도 아버지 그늘에, 아버지 옆에서 따뜻하게 근무를 합니다.]

우병우 전 수석의 아들도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했으니까요, 아버지 직장이었던 청와대 바로 코앞에서 근무한 셈입니다.

<앵커>

우 전 수석 아들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애초에 운전 실력, 코너링이 좋아서 뽑아줬다고 했는데 나중에 말이 달라졌어요.

<기자>

최근 특검 조사에서 경찰의 당시 인사담당자는 "코너링이 좋았다"고 했다가 이번에는 우 전 수석 아들의 "이름이 좋아서" 뽑았다고 말이 바뀌었습니다.

서울청의 운전병 자리에 아들을 보내려고 하면 이제는 작명소를 가봐야 하나, 군대 갈 아들 가진 분들은 울화통이 치밀 만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 위 기사와 관련해, 경찰청에서는 의무경찰 선발 프로그램에 특정인을 무조건 합격시키는 비밀기능이 숨어 있다는 일부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며, 지난해 11월 경찰청 감사관실 주관으로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여 의경 선발·배치 프로그램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실시하였고, 특정인 자동 추첨 등 인위적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최종 확인하였습니다.

 ○ 또한, 의경 배치 지역과 관련해서도 경찰은 군과는 달리 지방경찰청 별로 선발하고 본인의 제1희망지(주로 주거지 관할 지방청을 희망) 반영 비율이 90%를 상회하는 등 현재 의경 배치 시스템상 주거지 근처 근무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경 배치 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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