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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버스 방화'…공무원·학생 신속한 초동 대처로 참사 막았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시내버스 방화가 운전기사와 공무원들의 신속한 초동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께 승객을 가득 태운 시내버스 한 대가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교통정보관제센터 앞 정류장에 멈춰 섰습니다.

큼직한 보자기를 든 문모(69) 씨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보자기에서 18ℓ들이 시너 2통을 꺼내 운전석 뒤편 바닥에 마구 뿌리고, 급기야 다른 손에 들려있던 라이터로 불까지 붙였습니다.

시너에 붙은 불은 순식간에 버스 안으로 번졌고 당황한 승객들은 열린 뒷문을 통해 허겁지겁 탈출했습니다.

불을 지른 문씨는 열려 있는 버스 앞문으로 내려 달아났지만, 운전사 임모(48)씨는 운전석 왼쪽 문을 열고 달아나는 방화범을 뒤쫓았습니다.

현장에서 100여m를 쫓아간 임씨는 방화범 문씨를 제압해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고, 그 사이 버스는 시뻘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이날 불이 난 시내버스는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이어서 연료통까지 불이 번지면 승객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정체돼 있던 차량도 피해를 볼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재빠른 초동 진화.

차에 불이 나자 뒷문으로 내린 한 여학생이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여수시 교통정보관제센터 사무실로 뛰어들어가 도움을 요청하자, 퇴근을 준비 중이던 시청 직원들은 즉시 소화기 4개를 들고 뛰어나갔고 다른 직원들은 건물 소화전에 소방호스를 연결해 진화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화재는 3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여수소방서 소방관들에 의해 불이 난 지 13분여 만인 6시 46분께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대피 과정에서 승객 3명이 허리와 발목을 접질리는 상처를 입었고 4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씨는 경찰에서 "내 땅이 3천∼4천 평이나 되는데 국가에서 수용하고 보상을 안 해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문씨는 3년 전에도 가족들이 거주하는 여수의 한 집에 불을 지르려다 붙잡혀 방화미수 혐의로 3년 옥살이를 하고 지난 1월에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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