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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종교차별? 맞다!

[월드리포트]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종교차별? 맞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그 운명은 결국 연방 대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이 종교에 따른 차별이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무슬림 입국 금지'로 알려진 이유를 언론의 잘못된 보도에서 찾고 있습니다. 원래 이번 행정명령에 '무슬림 입국 금지'라는 이름을 붙이려 했다는 최측근 내부 고발자(?)가 나왔는데도 말이죠.  

트럼프의 이번 행정명령을 컴퓨터에 띄워 놓고 'Ctrl + F'를 친 다음 'Christian' 또는 'Muslim'이라는 단어를 한 번 넣어보십시오. 당연히 찾으실 수 없을 겁니다. 일주일 간 입국이 금지됐던 7개 나라의 이름 역시 어디에도 없습니다. 행정명령을 한 번 자세히 읽어보면 종교에 따른 차별을 규정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몇 군데 비슷한 구절이 있지만, 결정적인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Upon the resumption of USRAP admissions, the Secretary of State, in consultation with the Secretary of Homeland Security, is further directed to make changes, to the extent permitted by law, to prioritize refugee claims made by individuals on the basis of religious-based persecution, provided that the religion of the individual is a minority religion in the individual's country of nationality."

요약하면 행정명령 발효 120일 이후 "난민 수용 프로그램을 재개했을 때 난민 신청자가 출신 국가의 종교적 소수자일 경우 이들을 우선하라"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대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것도 아닌 종교를 기준으로 난민 신청자의 우선순위를 두라고 국무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등에게 명백히 지시를 한 것입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이어온 7개 불량국가 외에 "40개 이상의 무슬림 국가가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정명령에 따르면 이들 7개국을 포함해 그 '무슬림 40여 개국' 역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국제법이나 도덕을 떠나 실제 무슬림 국가 출신이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을 때 무슨 수로 종교적 소수자임을 입증할 수 있을까요? 무슬림 국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기독교인보다 더 소수인 종교는 더 나은 대우를 받는 걸까요? 시리아의 경우 기한을 정하지 않고 난민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시리아 인구의 6% 정도는 기독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의 다수당인 현 의회 구도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민심, 대통령의 거부권 등을 감안하면 집권 초기 그를 견제할 곳은 법원밖에 없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이제 낙태와 동성애자 권리, 총기 소유 같은 미국 사회의 대형 이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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