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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세포 콕 집어내는 '나노 MRI 램프' 개발

질병을 선택적으로 찾아내 강한 MRI 신호를 내보내는 물질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병든 세포나 특정 단백질 등에만 반응하는 '나노 MRI 램프'라는 물질을 개발하고 그 원리를 처음 규명했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MRI는 몸속 모든 조직을 밝게 보여주기 때문에 정상 조직과 병든 조직의 명확한 구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 MRI 램프'를 이용하면 마치 램프처럼 병든 조직을 정상 조직보다 최대 10배 밝게 보여주기 때문에 병든 조직의 위치와 크기를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나노 MRI 램프'로 암을 진단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암 전이를 도와주는 MMP-2 효소에 반응하는 나노 MRI 램프를 만들어 쥐에게 투여한 결과, 쥐의 암 부위에서만 강한 MRI 신호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자기공명 튜너(Magnetic Resonance Tuning, MRET)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자기공명 튜너는 두 자성 물질의 거리에 따라서 MRI에 포착되는 신호 강도가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자성 물질'과 자기장을 걸었을 때만 자성을 띄는 '상자성 물질'은 서로 가까이 붙어 있을 때 내보내는 MRI 신호가 약해지지만 서로 거리가 7나노미터보다 멀어지면 내보내는 MRI 신호가 커집니다.

'자성 물질'과 '상자성 물질'을 '생체 인자 인식물질'로 연결한 것이 '나노 MRI 램프'입니다.

암에 반응하는 생체 인자 인식물질로 '나노 MRI 램프' 만든 뒤 이 물질이 몸속 암세포와 맞닿으면 생체 인자 인식물질이 끊어지면서 자성 물질과 상자성 물질이 멀어지게 됩니다.

두 물질이 멀어지면서 강한 MRI 신호를 내보내게 되고 MRI 장비를 이용해 이를 포착하는 겁니다.

생체 인자 인식물질만 바꾸면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원인 물질과 변이 유전자, 단백질, 화학 분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천진우 단장은 "나노 MRI 램프는 원리가 간단하면서 높은 정확도와 민감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생체 깊은 곳에 있는 질병 인자를 탐색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관찰 도구가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2월 7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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