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제주스에 열광하는 맨시티…아구에로는?

[취재파일] 제주스에 열광하는 맨시티…아구에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갓 데뷔한 맨체스터 시티의 19살 신예 가브리엘 제주스가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선발 출전한 두 경기에서 단 6번의 슈팅으로 3골을 몰아치며 침체됐던 맨체스터 시티의 분위기를 급반전시켰습니다.

브라질 출신 제주스의 이름은 '예수'를 뜻하는 Jesus로 포르투갈어 발음으로는 '제주스'입니다. 그래서 영국 언론들은 제주스에게 맨체스터 시티를 구할 ‘아기예수’ ‘구세주’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제주스의 등장은 세계적인 골잡이 아구에로의 최근 부진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아구에로가 지난 12월이후 단 두 골에 그치고, 치열한 선두싸움을 펼치던 맨시티가 2승2무3패로 부진하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1월에 합류한 제주스를 아구에로 대신 최전방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팬들의 비난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 때 리오넬 메시까지 영입해 부진을 타계하겠다던 구단 수뇌부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한 명 행복하지 않은 사람, 바로 아구에로입니다. 제주스에 쏟아지는 ‘찬사’는 곧 아구에로에게는 ‘수모’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구에로는 오늘(6일) 스완지시티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투입돼 제주스와 함께 10분 정도를 뛰었는데, 여기서 두 선수의 희비가 더 극명히 엇갈렸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제주스가 승부를 가르는 극장골을 터트린 반면, 2분 뒤 아구에로에게가 날린 결정적인 헤딩슛은 크로스바를 넘어갔습니다. 이 두 장면이 오늘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아구에로
제주스가 지난 2경기에서 아구에로 대신 선발 출전해 놀라운 결정력을 보여주면서 벌써부터 “아구에로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제 갓 탄생한 샛별 제주스를 레전드급 스타 아구에로와 견주는 건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구에로는 맨시티 통산 154골을 터트리며 역대 득점 순위 3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제 28살로 한참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아직도 앞날이 더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33골을 터트린 지난 시즌 결정력에는 못미치지만 여전히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아구에로는 이번 시즌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18골(리그 11골, 챔피언스리그 6골, FA컵 1골)을 기록중입니다.

영국언론들은 '제주스의 등장'과 '아구에로의 수모'는 과르디올라 감독 스타일의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예전에도 팀의 간판 골잡이들이 잠시 주춤하면 신예들을 대체자로 내세워 경쟁심을 자극시켜왔기 때문입니다. FC바르셀로나 시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도 그랬고, 바이에른 뮌헨 시절 레반도프스키에게도 그랬다는 겁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제주스에 대해 “수박과 같은 선수다. 안에 뭐가 들어 있을 지 겉으로 봐서는 모른다.”며 의미심장한 평가를 했습니다. 기대 이상의 엄청난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일 수도 있고, 좀 더 두고 봐야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아구에로에게는 큰 압박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축구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만일 제주스에게 쏠리는 지금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아구에로는 맨시티를 떠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겁니다. “아구에로는 벤치에 앉아 있을 선수가 아니다.”라는 거죠. 그렇다면 아구에로가 맨시티를 떠났을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당장 유럽의 빅클럽들이 달려들겁니다. 특히 올 여름 디에고 코스타와 결별할 것으로 보이는 ‘라이벌’ 첼시가 1순위로 꼽힙니다. 맨시티가 가장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일 겁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아구에로에 대해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선수”라고 짧게 답했습니다. 단순한 듯하지만 역시 의미심장한 한 마디입니다. 어쨌든 천하의 아구에로에게 힘든 시절이 찾아 온 건 분명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