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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포세이돈' 노리는 軍의 초계기 선행연구…의도는?

[취재파일] '포세이돈' 노리는 軍의 초계기 선행연구…의도는?
▲ 보잉의-P-8A-포세이돈

군이 차기 해상초계기 도입을 위한 선행연구 용역을 최근 발주했습니다. 해상초계기는 바다 위를 날며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항공기입니다. 자체 무장으로 적 잠수함을 직접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선행연구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북한의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하기 위해 해상초계기에 어떤 성능이 필요한지, 해외 도입과 국내 개발 중 타당한 획득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하는 작업입니다.

군이 이번에 해상초계기 선행연구를 한다는 의미는 모든 해상초계기 기종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평가해보겠다는 것입니다. 군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미국 보잉사의 P-8A 포세이돈을 꼭 집어 수의계약을 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형식적으로는 무기도입사업의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군의 노골적 구애를 받던 보잉은 표정 관리하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의 포세이돈 경쟁 기종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 기품원, '선행연구' 용역 입찰 공고
에어버스의-C-295-MPA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은 최근 국방 관련 연구소들을 대상으로 ‘해상초계기-Ⅱ 사업 선행연구’ 용역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선행연구의 목적은 국내외 기술 수준을 파악하고 관련 기술자료를 수집해 해상초계기 획득 가능성을 분석하는 것이 하나입니다. 그리고 획득방안별 비용과 비용 대비 효과를 살펴 획득방안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군 작전요구성능 즉 ROC 수립을 위한 작전운용능력 연구와 적정 도입 대수와 전력화 가능 시기의 분석도 포함됐습니다.

선행연구의 결과물은 해상초계기-Ⅱ 사업의 기본전략을 세우는 밑바탕이 됩니다. 기품원은 공고를 통해 “국내개발 가능성을 분석”한다고 적시해 포세이돈만이 대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군은 미국 록히드 마틴의 퇴역 초계기 바이킹을 사려고 구체적으로 저울질하다가 접고 보잉의 포세이돈을 바라봤습니다. 바이킹이든 포세이돈이든 가격 맞고 동서 남해 작전 환경에 적합하다면 사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기종을 특정해서 무기도입사업을 벌이면 기술이전도 가격입찰도 없는 수의계약을 할 수밖에 없어 여간 손해가 아닙니다. ▶ [취재파일] 포세이돈만 바라보는 軍…또 '퍼주기 사업' 추진 뜻밖에도 선행연구가 시행된다니 이참에 매서운 경쟁을 통해 적합한 기종을 싼 가격에, 기술이전도 받으면서 들여오기를 바랍니다

● 바빠진 해상초계기 기종들
사브의-Swordfish-MPA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장착한 신포급을 건조한 데 이어 대형 잠수함을 또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미오급 등 구형 잠수함들도 70척 이상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잠수함은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으로 구분됩니다. 2015년 8월 북한 잠수함 50여 척이 잠수해 종적을 감추자 한미 군 당국은 패닉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해군은 P-3 초계기 16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해상초계기 증강사업을 다급히 벌여야 하는 입장입니다.

보잉 포세이돈만을 위한 사업으로 흘러 경쟁 기종들은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는데 요즘 슬슬 미국과 유럽의 대형 방위산업체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노스롭 그루먼이 적극 관심을 보인다는 말도 들리고 유럽 업체들 쪽에서는 초계기 기종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사브의 Swordfish MPA와 에어버스 밀러터리의 C-295MPA입니다. 보잉의 경쟁업체들은 한반도 작전 환경에 따른 성능과 가격, 절충교역 조건을 고루 평가하면 승부는 예측 불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군이 유난히 혼란스러운 정권 말기에 선행연구도 없이 은근슬쩍 포세이돈을 들이는가 했는데 선행연구를 한다니 규정된 절차는 따르기로 했는가 봅니다. 해상초계기 추가 도입은 1조 원 이상 드는 사업이고, 북한 잠수함을 잡을 그물망을 촘촘히 치는 중요한 일입니다. 기왕 시작한 절차, 제대로 지키며 좋은 항공기 사는지 단단히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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