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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설날엔 왜 떡국을 먹을까?…떡국의 모든 것

[라이프] 설날엔 왜 떡국을 먹을까?…떡국의 모든 것
오늘(28일)은 새해 첫날, 정월 초하루입니다. 떡국을 먹든 안 먹든 나이는 한 살 더 먹습니다.

어릴 적엔 빨리 어른이 되고파 떡국을 두 그릇씩 먹던 기억도 나는데요, 그런데 왜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일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떡국의 유래와 의미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떡국의 탄생

우리는 언제부터 떡국을 먹었을까요? 고려 이전 우리의 주식은 쌀밥이 아닌 떡이었다고 합니다. 여러 끼니 분의 쌀을 갈아 함께 떡을 만들어 나눠 먹었습니다.

그런데 떡은 놔두면 수분이 증발해 굳기 때문에 굳은 떡을 부드럽게 먹기 위해 국물에 넣어 먹었다는 것입니다.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이 조리법이 오늘날의 떡국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합니다.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먹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朝鮮常識問答)'에서 "우리 민족이 설날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 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과거 문헌에 따르면 설날에는 '떡국차례'라 하여 밥 대신 떡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고 이를 음복(飮福)했습니다.

음복은 복을 먹는다는 뜻으로 제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말하는데요, 왕실에서부터 양반, 서민 할 것 없이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모습의 떡국도 아니었고, 나이와 연관성도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떡국의 모습은 18~19세기 역사 문헌인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등에서 소개됩니다.
나이 한 살 더 먹는 떡국의 탄생
조선 후기에 지어진 '동국세사기'에는 떡국을 겉모양이 희다고 해서 '백탕' 또는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고 해서 '병탕'이라고도 했는데요,

옛사람들은 병탕을 몇 사발 먹었느냐고 하면서 나이를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떡국을 첨세병(添歲餠), 나이를 더하는 떡이라고도 불렀답니다.

'떡국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었다'는 말의 유래는 때문에 조선 후기 즈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떡국을 먹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새해에 떡국을 먹었을까요? 그 이유는 떡국을 만들기 위한 긴 가래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① 갱생부활, 새로운 시작
설날엔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된다는 의미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자 맑은 물에 흰 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었다고 합니다.

가래떡의 흰색은 근엄함과 청결함을 뜻했기 때문에 좋지 않았던 일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는 뜻도 있답니다.
② 무병장수
떡국에 사용하는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떡은 끊기지 않고 길게 뽑을수록 좋다고 하여 떡을 뽑을 때 자르지 않고 최대한 길게 뽑는다고 합니다.
③ 재물 기원
가래떡의 길이는 집안에 재물이 죽죽 늘어나는 것을 뜻하기도 했습니다.

긴 가래떡을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어 엽전이 불어나듯 재산도 불어나길 바랐고, 또 엽전 모양의 떡국을 먹으면서 재물이 풍족해지길 기원했습니다.

이처럼 떡국은 단명과 굶주림에 시달렸던 우리 조상들의 간절한 한 해 소망이 담겨 있던 음식이었습니다.

지방마다 다양한 떡국

떡국은 떡의 모양과 국물에 따라 지역별로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① 개성 조랭이떡국
① 개성 조랭이떡국
북쪽의 개성 지방에선 조랭이떡국을 먹습니다. 조롱박 모양 같다고 해서 조랭이떡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는데요, 긴 가래떡을 썰어 대나무 칼로 가운데를 눌러 만듭니다.

② 강원도 만두떡국
강원도 지역은 진한 사골육수에 만두와 떡을 함께 넣어 끓여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내는 떡국을 먹습니다. 떡국에 만두를 넣는 지역은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더 많다고 합니다.
③ 충청북도 미역생떡국
③ 충청북도 미역생떡국
충청북도 지방에선 미역과 들기름, 들깨를 넣어 진하게 끓인 국물에 생떡을 넣는다고 하는데요,

생떡이 무엇이냐면, 보통의 방식처럼 가래떡을 찌는 것이 아니라, 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하는 '익반죽'해 만드는 떡입니다. 이걸 길쭉하게 만든 다음 동그랗게 썰어서 넣어 먹었다는 것이죠.

④ 충청남도 구기자떡국
충남 지역은 지역 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해 구기자떡을 만들고 그 떡으로 떡국을 만들어 먹습니다. 아홉 가지 효능이 있어 구기자라고 불리는 만큼 칼슘과 철분을 비롯한 각종 영양이 풍부하고 진한 노란빛이 보기도 좋은 구기자떡국입니다.
⑤ 전라북도 두부떡국
⑤ 전라북도 두부떡국
닭으로 육수를 내고 두부를 납작하게 썰어 넣어 만든 떡국은 전북의 향토 음식입니다. 두부의 부드러운 맛과 깔끔함이 특징인데요, 두부와 닭고기가 자칫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보충해줍니다.

⑥ 전라남도 닭장떡국
전남의 닭장떡국은 진한 닭 육수에 간장에 졸인 닭고기가 고명으로 올라가는데요, 구수한 맛이 떡국의 감칠맛을 더합니다. 진한 삼계탕에 떡과 두부를 넣는 것과 비슷합니다.
⑦경상북도 태양떡국
⑦경상북도 태양떡국
경북의 태양떡국은 떡의 모양이 타원형이 아니라 태양 같은 동그란 모양이라 그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육수 없이 매생이와 굴을 넣어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을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⑧경상남도 멸치떡국
경남 지역을 비롯해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멸치떡국입니다. 멸치육수에 국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해 멸치 맛을 더해주는데요, 여기다가 지역에 따라 굴을 넣어 먹기도 한답니다.

이외에도 우리와 같이 설을 쇠는 나라 중 일본은 신정(양력 1월 1일)에 국물에 찹쌀떡을 넣은 오조니를 먹습니다. 중국에서는 쌀로 만든 경단을 국물에 넣은 '탕위엔'을 먹습니다.

한·중·일 삼국이 공통으로 설에 먹는 음식이 '국물에 넣은 떡'이란 것이 조금은 신기하네요.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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