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농수로에 2달 갇혀있던 고라니…빙판 위에서 겨우 구조

<앵커>

콘크리트 농수로에 빠진 고라니가 두 달 만에 겨우 구조됐습니다. 탈출로가 없는 농수로는 야생동물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넓고 깊은 농수로에 고라니 1마리가 갇혀 있습니다.

강추위 탓에 바닥이 꽁꽁 얼어 빙판으로 변하자, 고라니는 얼음 위를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심조심 걷다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하고, 엉덩방아를 찧고 나면 일어나기조차 힘듭니다.

이 농수로에서는 두 달 전쯤 고라니 4마리가 빠졌다가 3마리는 높이가 낮은 수문을 통해 탈출했고, 홀로 남은 이 고라니 1마리만 고립됐습니다.

구조대원들이 고라니를 생포해 수로에서 꺼내주기로 했습니다.

요리조리 구조대를 따돌리던 고라니는 결국 1시간 만에 붙잡혔습니다.

[안병덕/충남 야생동물 구조센터 : 다 얼음이고 먹을 것도 없다 보니까 구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생포한 고라니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곳은 수로에서 10km가량 떨어진 숲속입니다.

구조대원들이 상자 문을 열어주자 고라니는 쏜살같이 산속으로 뛰어갑니다.

고라니가 빠진 농수로는 2m가량 깊이에 길이는 26km나 되지만 추락 보호시설 뿐 아니라 탈출로조차 없습니다.

[김봉균/충남 야생동물구조센터 :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매년 약 20건 정도 사고가 접수되는 것 같습니다.]

콘크리트 농수로가 야생동물에게는 죽음의 덫이 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