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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덩샤오핑의 딸 방한 일정에 '성형시술'이 들어간 이유

[리포트+] 덩샤오핑의 딸 방한 일정에 '성형시술'이 들어간 이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이 '세월호 7시간' 의혹과 '의료 농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어제(17일) 박근혜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재 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습니다.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김 원장은 진료기록부에 최 씨의 이름을 '최보정'이란 가명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원장은 자문의가 아닌데도 '보안 손님'으로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들며, 대통령을 진료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최 씨와의 친분을 활용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입니다.

김 원장은 '세월호 7시간 미용 시술 의혹'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 원장이 또 다른 특혜를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SBS가 단독 취재한 김 원장의 새로운 특혜 의혹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 덩룽 여사의 수상한 방한 일정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이끈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의 셋째 딸인 덩룽 여사가 지난해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중국 최대 민간외교 기구의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중 외교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지난해 7월 방한한 덩룽 여사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예방했습니다. SBS 취재진이 덩룽 여사의 방문 경위를 추적했더니, 초청을 기획한 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였습니다.

그런데 문체부가 덩룽을 초대해놓고, 당사자가 원하지도 않은 김영재 원장의 성형 시술을 방한 일정에 끼워 넣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문체부 실무자에 따르면, 덩룽은 방문의 주목적이 대통령 예방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다른 일정에는 관심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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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 (부친인) 덩샤오핑 살아생전에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고 싶었는데 못 만났대요. '정치적 지도자의 자제분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같이 한번 만나보고 싶다'… (시술 관련) 그 내용은 당초에 저희에게 본인이 오시겠다고 했던 일정 중에서도 거론도 안 됐던 일정입니다. 이거는.]
덩룽의 방한 일정 중간에는 서울대병원 건강 검진과 김영재 원장 성형 시술의 패키지 일정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중국 VIP 시술 때문에 김영재 원장을 외래 의사로 위촉했다고 밝혀왔는데, 그 VIP가 덩룽입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구속되기 전 S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덩룽의 방한 목적이 의료 관광이라는 보고를 받았으며, 보고를 한 건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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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보고가 되기는 실질적으로 이제 그런 VIP 관광이라든지 고가 관광 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된 거고. 실제 2차관인 김종 차관이 이 사람은 꼭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계속 건의를 했기 때문에 김 차관이 계속 안내를 하고 그랬던 걸로 알아요.]
당시 김영재 의원과 가족 회사는 중동 진출에 실패한 뒤, 중국 진출의 발판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 원장 측의 사업상 민원을 전해 들은 김 전 차관이, 덩룽의 방한 일정에 검진과 시술을 무리하게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 김영재 원장이 혼자 다 했다?

김영재 원장을 위해 해외 VIP의 방한 일정까지 조정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볼 수 있는 게 발견됐습니다.

바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전화 녹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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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동 / 전 청와대 경제 수석 : 거기 (김영재 의원)는 '직방'이잖아. 거기는 '직방 루트'가 있는 거 아니야. 그러면 (청와대) 부속실로 바로 가는 거고 그렇잖아.]
김 원장 측은 이렇게 청와대 부속비서관실에 직접 연락하고,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었습니다. 김 원장이 청와대나 최순실 씨를 통해 김종 전 차관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상황입니다.

덩룽의 방한 당시, 서울대병원에서는 30명 가까운 의전 인력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덩룽은 건강검진은 견학만 하고, 김영재 부부 측이 준비한 성형 시술대엔 앉아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애초에 덩룽이 검진이나 시술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병원 방문 날짜가 대통령을 만나기 하루 전날이었는데, 이때 붓기가 남을 수밖에 없는 시술을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김 원장 측은 덩룽의 건강 검진과 시술 패키지 모두 자신들이 직접 유치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초청 경로는 일종의 영업 비밀이라며,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SBS 취재진은 이 과정에도 문체부와 김 전 차관이 개입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검은 진료기록부 조작 혐의로 김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황당한 해외 VIP의 방한 일정 변경을 취재한 SBS 특별취재팀 최우철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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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특별취재팀 최우철 기자: '외교 농단이다' 취재 내내 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구속된 김 종은 당시 문체부 차관이었죠. 차관이라는 자리로 올라오는 민간 외교 정보를, '비선 특혜'를 위해 흘렸다는 얘기입니다. 청와대 혹은 최순실 씨에게 말이죠.
 
덩룽 여사는, 심지어 대통령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비공식 방한을 원한다는 의사도 분명히 밝힌 거로 확인됐습니다.
 
2016년 7월 5일, 만일 그날 김영재 원장이 자기네 실로, 덩룽 시술에 성공했다면, 중국 진출에 비단길이 깔리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도대체, 김영재 부부는 대통령에게 어떤 존재였는가…. 진실 규명은 물론, 처벌까지 검토돼야 할 심각한 의혹입니다.]
(취재 : 최우철 /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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