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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통령 만나러 온 해외 VIP에…성형시술 끼워 넣기

<앵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재 원장이 특검에 피의자로 출석했습니다. 김 원장과 가족 회사가 각종 특혜를 받은 의혹도 수사 대상인데, SBS가 새로운 특혜 의혹을 취재했습니다. 덩룽 여사, 중국 최고 실력자였던 덩샤오핑의 셋째 딸로,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덩룽을 초대해놓고 당사자가 원하지도 않은 김영재 원장 성형 시술을 문체부가 끼워넣었습니다.

특별취재팀 최우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덩룽 여사는 지난해 7월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예방했습니다.

덩룽은 중국 최대 민간외교 기구의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중 외교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중국 VIP 시술 때문에 김영재 원장을 외래 의사로 위촉했다고 밝혀왔는데, 그 VIP가 덩룽입니다.

SBS가 덩룽 방문의 경위를 추적했더니 초청을 기획한 건, 문화체육관광부였습니다.

문체부의 실무자와 접촉했을 때 덩룽은 방문의 주목적이 대통령 예방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다른 일정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 : (부친인) 덩샤오핑 살아생전에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고 싶었는데 못 만났대요.'정치적 지도자의 자제분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같이 한번 만나보고 싶다'… (시술 관련) 그 내용은 당초에 저희에게 본인이 오시겠다고 했던 일정 중에서도 거론도 안 됐던 일정입니다. 이거는.]

하지만, 중간에 서울대병원 건강 검진과 김영재 원장 성형 시술의 패키지 일정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도 구속되기 전 SBS와의 전화통화에서 덩룽의 방한 목적이 의료 관광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김종덕/전 문화체육부 장관 : 보고가 되기는 실질적으로 이제 그런 VIP 관광이라든지 고가 관광 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된 거고.]

이런 보고를 한 건 김종 전 차관이었다고도 밝혔습니다.

[김종덕/전 문화체육부 장관 : 실제 2차관인 김종 차관이 이 사람은 꼭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계속 건의를 했기 때문에… 김종 차관이 계속 안내를 하고 그랬던 걸로 알아요.]

김 종 전 차관이 김 원장 측의 사업상 민원을 전해듣고 검진과 시술 일정을 무리하게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당시 최순실 씨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 의원과 가족 회사는 중동 진출에 실패한 뒤, 중국 진출의 발판을 찾고 있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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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영재 의원에 대한 전방위적인 특혜, 상식적으로 납득 안 되는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최우철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영재 원장을 위해서 해외 VIP 방한 일정까지 마음대로 조절하려고 했다는 건데, 이런 걸 김종 전 차관이 혼자 판단하고 움직인 건 아니겠죠?

<기자>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 이런 증거로 볼 수 있는 전화 녹취가 있습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음성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원동/전 경제 수석 : 거기 (김영재 의원)는  '직방' 이잖아. 거기는 '직방 루트'가 있는 거 아니야. 그러면 (청와대) 부속실로 바로 가는 거고 그렇잖아.]

김영재 원장 측은 이렇게 청와대 부속비서관실에 직접 연락하고, 수시로 청와대를 드나들었습니다.

김 원장이 청와대 또는 연결고리가 된 최순실 씨를 통해 김종 전 차관을 움직였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앵커>

그럼 덩룽 부회장이 방한 했을 때 실제로 서울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이나 성형시술을 받았나요?

<기자>

아닙니다. 전혀 받지 않았고, 서울대병원은 결론적으로 망신만 당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덩룽 부회장이 방문한 날 서울대병원에서는 30명 가까운 의전 인력이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덩룽은 건강검진은 견학만 했고, 김영재 부부 측이 준비한 성형 시술대엔 앉아보지도 않고 일어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애초에 검진이나 시술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병원 방문 날짜가 대통령을 만나기 하루 전날이었는데, 이때 붓기가 남을 수밖에 없는 시술을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동안 김영재 부부는 여기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김 원장 측은 건강 검진과 시술 패키지 모두 자신들이 직접 유치했다, 이렇게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초청 경로를 취재하면 일종의 영업 비밀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실은 이 과정에도 문체부와 김종 전 차관이 개입된 걸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특검은 진료 기록부 조작 혐의로 김영재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하고 있습니다.

김영재 부부의 해외 사업을 위해 문체부와 청와대가 발로 뛴 의혹도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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