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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춘, 관용차 열쇠 반납하라" K스포츠재단 내부갈등 심화

"정동춘, 관용차 열쇠 반납하라" K스포츠재단 내부갈등 심화
"이사장직에서 해임됐으니 더는 관용차를 쓸 수 없습니다. 열쇠를 반납하세요."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스포츠재단 사무실에서 정동춘 재단 이사장을 마주친 직원이 그에게 건넨 말이다.

이날은 정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이었다.

정 이사장은 재단 이사회가 5일 통과시킨 이사장직 해임안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자신은 해임된 게 아니라며 열쇠를 돌려주지 않았다.

또 임기가 끝나더라도 남아 있는 재단 상임이사 3명 가운데 자신이 연장자이므로 정관에 따라 이사장 직무대행 역할을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정 이사장이 13일 사무실을 다시 찾았을 때는 관용차 제네시스의 타이어가 터져 있었다.

차를 못 움직이게 하려고 누군가 일부러 바퀴를 망가뜨린 것으로 보였다고 정 이사장은 주장했다.

차 뒷유리에는 '위 차량은 재단법인 K스포츠가 렌트한 차량이므로 사전 허가된 이외에 자가 운행을 시도할 시 형사소송법에 의거 절도죄로 고소·고발 조처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경고장이 붙었다.

경고장은 K스포츠재단 임직원 명의로 작성됐으며 노동조합장 직인도 찍혀 있었다.

정 이사장이 쓰던 사무실 문에는 잠금장치가 달려있었다.

'안에 있는 물건을 가지러 왔으니 문을 열어달라'고 재단 직원에게 요청해 들어가 보니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는 물론 서류들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그가 쓰던 법인카드도 사용이 정지됐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 범죄 발생신고서를 작성해 관할 파출소에 제출했다.

관련 내용은 서울 강남경찰서로 넘겨졌다.

하지만 K스포츠재단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모든 조치는 해임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며 "이사회를 무사히 마쳐놓고 정 이사장이 인제 와서 임기를 연장해보려고 수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관용차 타이어를 고장 낸 것이 아니라 임기가 끝났으니 당연히 관용차를 못 쓰니 반납하라고 했는데 고집을 부리길래 차를 못 가져가게 막아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실 문에 잠금장치를 설치한 것은 정 이사장이 사무실을 무단점거하는 일이 또 발생할까 봐 한 조치였다고 한다.

법인카드 정지도 같은 맥락에서 한 일이라고 한다.

K스포츠재단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하고 "최순실의 낙하산 인사인 정 이사장의 연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이사장은 김필승·주종미 이사가 개최한 5일 이사회는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며 두 이사와 이모 경영지원본부장을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아울러 자신을 이사·이사장직에서 해임한다는 내용의 이사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며 장기전 채비를 하고 있다.

앞서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9일 열린 7차 청문회에서 정동춘 이사장에 대해 "여러 위원들이 정동춘 증인에 대해서 이사장 선임 과정이나, 재단 운영 면에서, 청문회 답변 내용을 감안할 때 이사장직에 더이상 재임하는 게 적절하지 않으므로 위원회 차원에서 이사장직 사의를 권고한다"는 사퇴권고 결의안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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