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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서 수년간 성폭행·폭행…원장은 숨기기 '급급'

<앵커>

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의 한 보육원에서 원생들 간에 성폭력과 폭행이 수년간 이어져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끔찍한 일이 5년간이나 계속되는 사이 원장과 직원들은 숨기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김관진 기자입니다.

<기자>

언뜻 보기엔 평화롭게 보이는 서울의 한 보육원.

영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50여 명이 지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몇 살이에요?) 나는 6살이에요.]

하지만, 이곳에 있었던 17명의 아이들은 지난 5년간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르면 7살 때부터 같이 지내는 형들에게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또, 불을 붙인 휴지를 발가락 사이에 끼우게 강요당했고, 달궈진 젓가락에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아이들도 5~6명에 달합니다.

5년이나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보육원 측에 방이라도 바꿔 달라며 읍소했지만, 원장은 시설 폐쇄 처분을 우려해 은폐에만 급급했습니다.

아동 양육일지에 폭행이나 싸움 등의 용어를 적지 못하도록 하거나 이미 작성된 일지는 새로 쓰도록 지시했습니다.

그사이 피해 아이들 가운데 일부는 가해자가 돼 또 다른 동생들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한 피해 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보육원에 사는 동안 살인, 자살, 가출 3가지만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보육원 관계자 : 죄송하구나 이런 말씀밖에는 못 드리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죄송해요.]

사건을 은폐했던 원장 정 모 씨 등 3명은 구속됐지만 해당 보육원에는 폭행을 묵인했던 다른 직원들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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