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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순실이 예뻐라 한 동생…현대차 10억 납품"

박 대통령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얘기해줬을 뿐"?

작성 2017.01.14 09:59 수정 2017.01.14 13:02 조회 재생수6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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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최순실이 예뻐라 한 동생…현대차 10억 납품"
박근혜 대통령이 1.1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모아놓고 '신년 인사회'라는 걸 한 적 있죠. 말이 인사회지, 본인에 대한 탄핵 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공개 변론을 한 셈입니다. 박 대통령은 'KD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도 언급했습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초등학교 동창, 그 부모가 운영하는 회사였는데, 단지 기술력이 있는 중소기업이어서 얘기해준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실력이 있다고 하면, 한번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이었어요"라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 "기술력 있어서 얘기해준 것뿐", 사실일까요?

검찰은 오늘도 최순실 씨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조사 자료를 '대방출'했습니다. KD코퍼레이션이 어떻게 어느 날 갑자기 현대차에 납품하게 됐는지, 그 적나라한 과정이 재판에서 공개됐습니다. 여러 명의 복잡한 진술들을 요약해, KD라는 회사가 현대차라는 굴지의 대기업에 납품하게 된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했습니다.

① 최순실은 딸 정유라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바자회를 통해 친하게 지내게 된 동생을 예뻐라 합니다.

② 최순실은 예뻐라 한 동생에게, 말만 하면 현대차에 납품하도록 해주겠다고 했고, 동생 남편(KD코퍼레이션 대표)은 사업계획서 ‘1장’을 대통령에게 전달합니다.

③ 안종범 전 수석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현대차 부회장은 밑에 본부장에게 KD를 도와주라는 취지로 말합니다.

④ 본부장은 KD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업체 리스트에서도, 인터넷에서도 찾지 못해, 안종범 전 수석에게 문자를 보내 직접 연락처를 받습니다.

⑤ 현대차 구매팀이 KD에 먼저 만나자고 부탁해 미팅을 한 뒤, 부품의 성능 테스트도 없이 10억 상당의 계약을 맺습니다.

⑥ 최순실이 이뻐라 한 동생은 ‘최순실에게 1천만 원은 돈도 아니’라면서, 2천만 원씩 2번을 주고, 샤넬 백도 건넵니다.


KD는 부품에 대한 성능 테스트도 없이 현대차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 KD가 기술력이 있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최순실 씨가 전달한 사업계획서 1장을 보고 얘기해준 것뿐”이라는 말이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걸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밀어줬을 뿐이라고 얘기하면, 정작 듣는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에게 뭐라고 할지 궁금합니다. 아래 검찰이 밝힌 내용 참고하시죠.
최순실 특검 가시화● 시작은 초등학교 바자회 (KD코퍼레이션 대표 검찰 진술)

“평소 와이프를 이뻐하는 언니인 최순실이 정부에 얘기해 줄 수 있다고 해서, 사업계획서를 1장으로 요약해서 줬다.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후 현대차 구매팀에서 연락이 왔고 이사와 함께 미팅했다. 최순실은 와이프가 6~7년 전쯤 알게 됐는데, 초등학교 어머니회장으로 바자회를 맡아서, 그런 인연으로 알게 됐다”

“중소기업과 10억 상당의 계약에 대해 현대차 본사 이사와 사장이 나와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경우는 제 상식에는 없다. 와이프를 이뻐해주던 최순실이 정부에 얘기해서 도움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자료를 1장짜리로 정리해서 달라고 해서 줬고, 그로부터 얼마 안 지나서 현대차 구매팀으로부터 바로 연락이 왔다.”

● 최순실이 평소 이뻐한다는 KD대표 와이프의 검찰 진술

“휴대전화에 최순실을 ‘왕회장’으로 저장하고 다녔다. 2012.12 대통령 선거 뒤였는데, 최순실이 굉장히 기분이 업 돼서 행동했고, 주변에서 저 언니 로또 된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기분 좋아 보였다. 최순실 모임 자리에서, 시어머니로부터 꾸중을 들었다고 제가 짜증을 냈더니, 최순실이 회사 어디에 납품을 넣고 싶으냐고 물으면서 말하면 해주겠다고 했다.”

“최순실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시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청와대 선물이라든지 시계 등을 시댁 기 한번 살려준다고 보여주라고 하면서 나한테 준 적이 있다. (검찰: 은근히 청와대와 관련이 있다는 걸 과시한 것 같은데?) 그렇다.”

“현대차와 계약한 건 2015.2.3인데 이후 남편과 상의해서 2천만 원을 줬고, 직접 2015.2 건네줬다. 최순실이 바쁘다고 차움에서 보자고 해서, 신발 박스와 돈 봉투가 든 쇼핑백만 주고 바로 헤어졌다. (검찰: 돈 주고 연락 받았나?) 당일 바로 연락이 와서 이런 걸 우리 사이에 챙기냐,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하느냐고 했다.”

“2016년 구정 즈음 또 2천만 원을 줬고, 또 납품업체 알아봐달라고 샤넬 백 건넨 적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선물을 했는데, 에르메스 화장품, 골프복 등을 건넸고, 최순실이 일본에 여행 갈 때 일본 경비로 20만 엔 정도를 직접 건네기도 했다.”

● “인터넷에서도 못 찾던 회사” (현대차 본부장의 검찰 진술)

“2014.10 중순 부회장이 나한테 전화를 해서 KD라는 데가 있는데, 현대 기아랑 거래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고, 도와주라 챙겨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업체 리스트를 검색해봐도 조회가 되지 않았고, 인터넷 확인했는데도 확인이 안 돼서, 부회장에게 물어봤다. 부회장도 흡착제 관련 회사라고 말하지도 않았고, 회사를 잘 못 찾겠다 했더니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문자 메시지) 안종범 수석님, 그때 말한 회사가 KD 맞나요? 저희 리스트에 없어서 연락처 주세요. (안종범 전 수석이 전화번호를 알려주자) 네 수석님 잘 챙겨보겠습니다, 라고 답장.”

● “현대차 부탁 받고 방문” (KD코퍼레이션 이사 검찰 진술)

“(검찰: 현대차 협력사로 선정된 경위를 누구로부터 연락받았나?) 기아차 대리로부터 한 번 방문해달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래서 곧바로 구매팀 팀장이 (KD) 대표에게 전화를 해서 방문해줄 수 있느냐 부탁을 받고 방문하게 됐다.”

“(검찰: 정상적인 납품 등록업체 절차는 어떻게 되나?) 저희는 납품하는 쪽이라 사용 승인 내주는 대기업이 까다롭고, 근데 저희는 현대차 즉 사용차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 (검찰: 현대 및 기아차와 직접 계약 체결할 때 테스트 안 했다는 말인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