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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초원의 '전투식량'이었던 햄버거?…햄버거의 기원을 찾아서

[라이프] 초원의 '전투식량'이었던 햄버거?…햄버거의 기원을 찾아서
'오늘 내가 해 보일 명상은 햄버거를 만드는 일이다…(중략)…까다롭고 주의사항이 많은 명상 끝에/ 맛이 좋고 영양 많은 미국식 간식이 만들어졌다.'
 - 장정일의 <햄버거에 대한 명상> 中

다진 고기 '패티'와 양파에 토마토, 양상추까지 각종 야채를 빵 사이에 넣어 한 입을 크게 베어 물면….

아. 입에 침이 돕니다.

현대인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면서 미국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대표적인 미국 음식으로 불리는 햄버거. 그런데 이 햄버거의 유래는 미국이 아니었습니다.

유럽도 아닌 아시아. 그것도 몽골이었습니다.

햄버거의 기원은 전투식량?
햄버거의 기원은 전투식량?
"트르르르르(Trr..Trrr…)"

사람들은 먼 곳에서부터 땅을 흔들면서 달려오는 말발굽 소리가 들리면 겁에 질려 소리쳤습니다.

"타타르족이 쳐들어온다!"

타타르족의 후예인 칭기즈 칸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 정벌을 위해 며칠씩 쉬지 않고 달리면서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을 찾았습니다.

원래 이들은 고기를 날로 먹었습니다. 장거리 이동이나 전투를 할 때는 고기를 익혀 먹을 시간도 없고 그럴 여건도 안됐기 때문입니다.

또 허허벌판인 사막이나 초원에서 땔감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고 불을 피운다고 해도 연기가 나면 적에게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기 십상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몽골인들은 먹다 남은 생고기를 말 안장에 밑에 넣어 뒀는데 안장이 움직이면서 고기가 절로 다져져 육질이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이후로 이들은 다져진 이 고기에 양념을 해 전투 식량을 대신했습니다.
 
러시아를 거쳐 독일로!
러시아를 거쳐 독일로!
그리고 13세기, 칭기즈 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이 모스크바를 점령하면서 이 요리법이 러시아에 전해졌습니다.

러시아인들은 여기에 다진 양파와 날달걀을 추가해 먹었는데, 타타르족의 이름을 따 이를 타르타르 스테이크(Steak tartare) 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나라 육회와 비슷하게 생겼죠?

이렇게 변형된 러시아의 타르타르 스테이크는 독일 상인들을 통해 17세기 독일 최대 항구도시 함부르크(Hamburg)에 흘러들어 갔습니다.

가난한 선원들은 저렴한 고기를 갈아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는데요,
가난한 선원들은 저렴한 고기를 갈아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는데요,
오랜 항해 동안에도 먹을 수 있도록 익혀 먹기 시작했고, 지역 이름을 따 '함부르크 스테이크(Hamburg steak)'라고 불렀습니다.

이건 요즘 우리가 먹는 이른바 '함박스테이크'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이민자들, 미국으로 향하다

이 요리는 19세기 초반 독일 이민자들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갑니다.

그리고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1826년 뉴욕의 델모니코스 레스토랑(Delmonico’s restaurant)이라는 식당에서 '햄버거 스테이크'(Hamburger steak)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게 됩니다.
이민자들, 미국으로 향하다
이후 미국 사람들은 이 요리를 햄버거라고 불렀는데요, Hamburg + er 함부르크에서 온 사람 또는 물건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고기를 다져 먹는 요리법은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전해져 내려왔다고 하지만 햄버거의 핵심인 패티(Patty)의 기원은 이렇게 시작되고 퍼져 나간 겁니다.
 
기원은 아니어도 미국이 한몫했지!

기원은 몽골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햄버거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데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서로 자기가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기원은 아니어도 미국이 한몫했지!
1.   1885년 위스콘신 주의 세이무어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15세의 찰리 나그린은 먹기 불편한 미트볼을 납작하게 눌러서 빵 사이에 끼워 팔았다는 것.

2.   1885년 오하이오 주의 프랭크와 찰스 멘체스 형제 뉴욕 주의 햄버그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돼지고기가 떨어져 쇠고기 패티를 빵 사이에 넣어 팔았다는 것.

3.   1891년 오클라호마 주에서 오스카 웨버빌이 처음으로 번 사이에 소고기 패티를 넣었다는 것.

4.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루이지애나 박람회에서 플레츠 데이비스가 빵 사이에 패티와 양파도 함께 넣어 팔았다는 것.

이외에도 치즈버거의 본고장은 콜로라도, 켄터키, 캘리포니아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송희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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