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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성추행에 '식충이' 소리까지…인턴도 금수저-흙수저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1.13 13:02 수정 2017.01.13 18:26 조회 재생수28,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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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성추행에 식충이 소리까지…인턴도 금수저-흙수저
경기침체에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실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특히 청년 일자리 사정이 안 좋아서 청년실업률은 9.8%, 역대 최고입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넓히려고 청년들은 인턴 지원에 몰리는데, 이 인턴직을 놓고도 금수저·흙수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 '흙수저' 인턴이라고 착취

대학생 이 모 양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한 중소기업에서 열 달 동안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야근까지 했지만 한 달 보수는 고작 12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인턴일은 업무가 아니라 교육을 받은 것으로 취급돼, 법이 정한 최저 시급도 보장받지 못한 것입니다.

밤 10시, 11시까지 일을 했지만, 회사에선 남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업무를 잘 못 한다며 폭언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고용 업주 : 밥값만 축내는 거야, 이건 진짜로 식충이, 식충이!]

또 다른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박 모 양은 성추행까지 당했고 지난해 10월 결국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관련 사진대학 산학프로그램은 일정 기간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입니다.

인턴 활동 결과가 학점 취득과 취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반발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학도 학생을 파견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일 뿐, 사후 관리엔 소홀한 게 현실입니다.

이렇게 취업을 꿈꾸며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인턴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은 최악의 취업난 속에 착취까지 당하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겁니다.

● '금턴'…알짜 인턴 자리는 '금수저' 몫

젊은이들의 절실함을 빌미로 착취가 벌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인턴 채용과정 자체도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도 따져봐야 합니다.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같이 선호하는 직장에서의 알짜 인턴 자리. 채용 정보는 알기도 힘든 데다, 어차피 '금수저들' 몫이란 얘기까지 나옵니다.

금융감독원 특혜 채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변호사 임 모 씨는 일반 대학생은 한차례 경험하기도 힘든 금감원의 사무보조원 즉, 인턴을 재학 중에 세 차례나 했습니다.

전직 국회의원인 임 씨의 아버지가 당시 금융감독원장과 행정고시 동기라 이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직장 인턴 자리는 얻기가 특히 힘든데, 이렇다 보니 국회의원이나 장관 자제들의 특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사진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수저들만 할 수 있는 인턴이라는 뜻의, '금턴'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 '인턴 가이드 라인' 무용지물

사실 인턴 채용과 업무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지침도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내용을 보면 인턴에겐 야근을 시켜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식비와 교통비를 지원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는 '권고 사항'으로 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또 대학생 인턴들은 기본적으로 일을 배우면서 임시로 일하는 수련생 신분이라, 근로자가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부당한 일을 인턴들에게 시켜도 처벌할 근거가 미약한 게 현실이고, 특혜선발과 관련해서는 이어준 사람이 자백을 하거나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특혜선발을 증명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SBS 이강 기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사진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의혹으로 '공정 경쟁' '공정 사회' 요구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한국 사회.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청년들의 취업전쟁 속에 인턴에도 등장한 '수저 계급론'은 서둘러 손봐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입니다.

(취재 : 이강, 정혜경 / 기획·구성 : 김도균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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