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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회장 "회계부정은 일종의 살인행위"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연합뉴스 신년인터뷰서 밝혀
"회계부정 때는 징역 50년형에도 처해야"
"회계 투명성 제고하면 경제성장률 2%P 더 높일 수 있어"

SBS뉴스

작성 2017.01.13 09:52 조회 재생수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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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은 일종의 살인행위다. 징역 50년형에라도 처해야 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최중경 회장은 12일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분식회계 등의 회계부정을 저지르면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할 정도로 중형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회계부정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를 자신의 주변 일화까지 들어가며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 앞집에 살던 어르신이 전 재산을 은행 관련 주식에 넣었다. 외환위기 때 휴지가 되자 결국 자살했다"며 "회계부정 행위는 살인행위나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며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금융위원회는 회계부정 형량을 현재 5~7년 징역 또는 5천만~7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10년 이하 징역과 이득의 3배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최 회장은 회계부정을 막고 투명성을 제고해야 경제성장률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학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서 "경제활동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돕는 회계정보가 투명하면 경제의 효율성과 성장률도 그 만큼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땅에 회계부정이 뿌리내리지 못하게 해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한다면 신기술이 육성되고 진정한 신산업이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현재 성장률이 2%대에 머물고 있는데, 회계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면 성장률을 4%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최 회장은 전망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 감사인 선임 체계 개편안을 마련 중이다.

기업이 아무 제약 없이 자유재량으로 회계법인을 고를 수 있는 현행 '자유선임제'로는 회계부정을 둘러싼 고질병을 고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 회장은 "30년간 해온 자율선임제의 기본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율선임제와 지정선임제를 섞은 '혼합선임제'를 내부적으론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딜로이트안진의 영업정지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법인이 조직적으로 회계부정에 개입했다면 다르겠지만 단순한 부실감사라면 영업정지 같은 제재는 책임 비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머지 99%의 구성원에게까지 책임을 지우는 것은 직원 2천명의 생존권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안진도 책임을 져야 하므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보상하고 책임 라인에 있는 사람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의 회계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 "사실 그런 회사는 구조가 단순해 회계감사 차원의 문제는 사실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의 6촌 형인 우병삼씨가 회계사가 아닌데도 회계법인의 '부회장' 직함을 쓰며 문제가 된 것과 관련해선 회계법인들에 자제를 당부했다.

회계법인에선 공인회계사가 아닌 사람이 회장이나 부회장 등 회계법인의 대표나 경영자로 오인할 소지가 있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최 회장은 "공인회계사법에 회장, 부회장 등의 직함이 없고 대표와 이사로만 돼 있다"며 "회계법인들에 공문을 통해 자제하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에서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서비스산업총연합회 3대 회장에 선임된 최 회장은 "이제 제조업으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아 결국 서비스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지식경제부 장관 재임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충북 오창의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몇조씩 투자한 공장이어서 갔는데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아 공장장에게 물어보니 설비가 모두 자동화돼 있어 통제실 통제요원 10여명과 공장을 돌아다니며 맨눈으로 문제를 확인하는 인력 5명 정도가 있다고 하더라." 그 외 경비와 기계로 물건 나르는 인력, 트럭 운전사 몇 명이 전부였다는 거다.

최 회장은 "그 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50명이 채 안 돼 당시 무척 놀랐다"며 "이제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기는 힘들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한 한 방안으로 의료 산업화를 촉구했다.

그는 의료법인을 '영리법인'이라고 부르는데 용어부터 틀렸다며 '회사병원'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은 국가에서 치료비를 대기 때문에 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고 관광을 즐기는데 의료 수준이 높은 한국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 규모가 커지면 의사, 간호사, 간호 보조인력, 일반 직원 고용이 늘고 의료기기 산업, 주변 숙박업, 요식업, 쇼핑 면세점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최 회장의 분석이다.

최 회장은 "의료 산업화로 돈 버는 데만 급급하고 가난한 사람은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회사병원 법인세는 모두 저소득층 의료지원에 투자하도록 하면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광 서비스에도 주목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관광의 품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고, 규제를 풀어야 할 때도 있지만 강화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자(사증)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관광 비자 문제를 지금처럼 엄격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심사를 강화해 신원이 확실한 사람은 복수 비자 내주고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1차관과 대통령 경제수석,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경제통'인 최 회장은 최근 경제 위기 우려와 관련해선 "당장 올해나 내년에 큰일이 날 것처럼 이야기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3천7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관심을 두고 지켜볼 요소로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시장, 가계부채 3가지를 꼽았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가계부채 문제로 연결돼 경제가 '나선형'의 추락 구조에 빠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 회장은 "지금 기준금리 인하도,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재정정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