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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직장인 애환' 풀어 낸 '웃픈' 편의점 빵 화제

<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금요일은 권애리 기자와 함께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고 있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오늘(6일)은 직장 상사 얘기를 준비를 해 오셨던데, 직장 상사라 하면 우리가 보통 불만이 있어도 소위 말하는 뒷담화 정도 하지 앞에 들어내 놓고 말을 못하는데, 이걸 공개적으로 풀 수 있는 그런 상품 같은 게 나왔다고요?

<기자>

올해 시작한 지 딱 한 주 지났잖아요. "올해는 잘 보여서 승진하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벌써 조금 지난 얘기처럼 느껴지면서 "아 오늘 부장한테 깨지지나 말아야겠다." 이런 스트레스 슬슬 쌓이기 시작한 분들 많을 텐데요, 지난달 편의점 한 곳이 출시한 빵 제품 하나가 이런 직장인들 사이에서 은근히 화제입니다.

[서지원/직장인 : 별생각 없이 빵 사러 나왔는데, 제 마음속에 있는 말을 대신해 주는 빵이 있어서….]

제가 말로 그대로 하긴 좀 그런데 화면을 보시면, 상사가 "보고서가 뭐 같네?" 이렇게 야단을 치면 "뭐처럼 부려먹으니까요." 이렇게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말대답을 또박또박합니다.

한 마디로 직장인들이 감히 그대로 내보일 수 없는 불만을 '웃픈', 웃긴데 왠지 슬픈 판타지로 포장에 그려 넣은 빵이에요. 비슷한 느낌의 한 컷 만화로 모두 3종류가 출시됐습니다.

이렇게 대량생산으로 편의점에서 유통되는 빵을 양산 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빵 3가지가 출시 한 달 만에 이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양산 빵 순위 10위 안에 모두 들어갔습니다.

답답한 현실에서 내 마음을 딱 알아주는 것 같은 시원한 얘기를 요새 인터넷에서 '사이다 같다'고 많이 하거든요.

사실 편의점에 빵 하나 나왔다고 입소문 타기가 쉽지 않은데, 이 빵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사이다 빵'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니까, 마케팅 목표를 충분히 달성한 셈입니다.

<앵커>

그래서 권 기자도 사 먹었나요? (저 3개 샀습니다.) 직장인들이 이런 상사에 대한 불만 이런 것들이 인터넷 콘텐츠 같은 걸로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사실 이 빵은 SNS에서 워낙 화제가 됐던 이른바 '약치기 그림'을 포장으로 옮겨온 겁니다.

직장인들의 불만을 촌철살인으로 대변해주는 그림으로 유명한데, 이 콘텐츠를 이용해서 먼저 성공을 거둔 다른 상품도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직장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일본 작가의 책이 번역돼서, 출간 2주 만에 4쇄를 찍고 바로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에도 사이다 빵 포장을 만든 삽화가의 그림이 들어갔어요.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이런 표지가 눈길을 끌면서 처음부터 인기가 컸다. 이런 평입니다.

이 외에도 저희 스브스뉴스에 연재되고 있는 윤직원, 또 스테디셀러죠. 가우스전자 같은 웹툰들이 계속 화제의 콘텐츠입니다.

<앵커>

네, 아까 편의점의 얘기 잠깐 나왔으니까 다시 한번 그걸 짚어보자면, 편의점에 사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담배에서 올린단 말이에요. 그런데 연초에 담배 피는 분들이 한번 "올해는 끊어야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 데, 그게 또 매출 수치로도 좀 나온다고요?

<기자>

네, 한 편의점 체인이 지난해 초에 담배 매출을 살펴봤습니다. 1, 2월은 재작년 12월보다 6% 정도 총 매출이 줄어들었다가 3월에 그대로 원상 복귀됩니다.

그런데 2월이 1월, 3월보다 이틀 적었던 걸 감안하면, 지난해는 이틀이 적었어요. 2월에 이미 원상 복귀됐다고 봐야겠죠.

삼성카드도 비슷한 걸 집계해 봤습니다. 카드사는 금액만 보지, 고객이 어떤 제품을 샀는지는 일일이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재작년 연말에 편의점에서 두 달간 닷새 이상 딱 4천500원씩만 쓰고 나간 소비자들을 살펴봤습니다.

거의 정기적으로 담배 한 갑씩 사 들고 나간 걸로 추정되는 사람들이죠. 이분들 중에 지난해 1월 15일까지 4천500원 소비를 하시는 분들은 60% 수준에 그칩니다.

그런데 5월쯤 되면 90%가 돌아옵니다. 특히 2, 30대 남성들은 거의 대부분, 이 기간 안에 다시 4천500원 소비를 시작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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