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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가 예고한 트럼프 시대

8년 만에 오바마에서 트럼프로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는 미국에선 12월 25일에 쓰이는 인사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그 내용을 취재파일에 실었습니다.

12월 25일에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 ‘해피 홀리데이’ 이런 인사말을 써 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쓰이던 인사말인 '메리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적 성격이 강한 인사말인데, 오바마 대통령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정치적 올바름' 추구하고 싶다면서 대신 '해피 홀리데이'로 인사를 해 온 겁니다.

12월 25일에 내놓은 카드마다 '크리스마스'란 표현 대신 '홀리데이'를 사용했고, 산타나 예수의 이미지도 피해왔습니다.

그러자 보수적인 기독교인들과 보수 논객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잊혀지게 한다면서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지냈던 사라 페일린도 오바마의 이런 행보를 비꼬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선택한 표현이 비난의 대상이 된 겁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이렇게 오바마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움직임을 가만히 지켜보지만은 않았겠죠. 한발 더 나아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트럼프는 다시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실제로 지난 13일, 위스콘신주에서 열린 '대선 감사 투어'에서 트럼프는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직접 인사하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은 오바마 대통령을 수세로 몰기 위한 수단인 셈입니다.

그 결과, 트럼프 당선자는 '크리스마스 인사말 논쟁'을 다시 이슈로 만들면서 오바마 대 트럼프로 여론을 양분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그동안 '역차별 해소'를 내세우며 백인과 보수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 왔죠. 그 과정에서 여성과 다른 인종 또 다른 종교를 가진 소수자들은 철저히 소외됐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메리 크리스마스'란 인사말로 역차별받던 보수세력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트럼프 당선자가 앞으로도 배타주의와 차별을 거침없이 꺼내놓겠단 뜻이기도 해서, 트럼프 당선자가 열어갈 새로운 시대가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 [취재파일] '메리 크리스마스!'가 예고한 트럼프 시대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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