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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판사 사상 검증에도 별말 없더니…이상한 사법부"

* 대담 : SBS 박상진 기자

- 사상 검증 의혹 제기에 오버하지 말라는 반응
- 경력판사 사상검증 당연히 여기는 풍토인데
- 대법원장 사찰 의혹에 발끈하는 것도 말 안 돼
- 일부 경력판사 문제 제기에도 법원 통신망에 제도개선 조치만
- 국정원 "별말 없더니 왜 이거 가지고 흥분 하나" 생각할 듯
- 사법 파동만 있을뿐 바뀌는 게 없다
- 사법부 국민보단 법원 조직만을 생각하는 듯
 
 
▷ 박진호/사회자:
 
시사전망대는 우리나라 사법부의 현실, 자세하게 짚어보고 있습니다. 어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고소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측과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대법원장 사찰 의혹까지 있는 것 치고는 법원이 너무 조용하다. 故 김영한 수석의 비망록에 기재된 대로 법원이 청와대에 협조를 해왔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었습니다. 사법부의 책임도 크다. 이런 얘기로 들리는데요. 오늘은 SBS 박상진 기자와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 사법부를 조망해 보겠습니다. 박상진 기자는 대법원장 사찰 의혹이 불거지자 SBS 취재파일을 통해서 법원을 순수한 피해자라고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을 한 바 있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자세하게 들어보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 SBS 박상진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혹시 지금 특검 사무소에 계십니까?
 
▶ SBS 박상진 기자:
 
예. 특검에 나와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찍 나오셨네요. 대법원장 사찰 폭로가 나왔을 때 기자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 SBS 박상진 기자:
 
정말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이 정부는 여전히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게 들리실지는 모르겠는데요. 이런 이야기가 새삼스럽다거나 크게 놀랍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이런 일들이 이 정부의 방향성, 그리고 최근에 제가 생각하고 있는 현재 법원 분위기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나 하는데요. 물론 행정부에서, 엄밀히 따지면 국정원으로 지금 보이는데. 이렇게 사법부의 수장을 대놓고 사찰하고 있을 것이라고까지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 대법원장 사찰 관련 폭로를 한 사람이 2년 전에 정윤회 문건을 보도했던 당시 세계일보 사장이셨던 조한규 전 사장이었어요. 그래서 좀 파장이 컸던 것 같은데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2년 전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 있었죠.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만큼은 아니었지만 그 때도 대한민국을 세차게 뒤흔들었던 사건이었는데. 세계일보 입장에서 그 당시 모두 확보했던 문건들인데요. 그 때는 보도를 이런저런 이유로 하지는 못했던 것 같은데. 이제 와서 그 때 당시 문건들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보니까 이 정부가 문제가 참 많기는 많았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법원 행정처가 기자회견 열어서 반헌법적 사태다. 이렇게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었는데. 그 뒤에 별다른 조치는 없는 거죠?
 
▶ SBS 박상진 기자:
 
예. 제가 알기로도 별다른 조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법원 입장에서도 실제 그 문건을 쓴 주체가 드러났다거나 작성한 사람이 나왔다거나 한 상황도 아닌데. 구체적으로 고소를 한다거나 하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도청을 했다거나 이런 것도 아닌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그런 선언적인 입장 표명 외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솔직히 이런 생각도 드는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래서 법원이 오로지 순수한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얘기를 쓰신 건가요. 이 정도면 수사를 통해서 책임자를 찾아서 엄벌하고 재발 방지에 나서야 될 상황이라고 보는데. 법원이 결국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을 하신 거네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그런데 꼭 법원이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순수한 피해자가 아니다, 그렇게까지 말씀드린 것은 아니고. 그런데 제가 법원이 오로지 순수한 피해자라고만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법원이 이 상황 자체를 자초한 면도 분명히 있다는 말입니다. 국정원이 대법원장을 사찰했다는 것. 이것은 정말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행동으로 비난 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법원도 일종의 자신들이 빌미를 제공한 부분도 분명히 있고. 그런 부분에서 마냥 피해자다. 이렇게 주장할 게 아니라 그 부분들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자정할 것이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이야기죠.
 
▷ 박진호/사회자:
 
예. 돌이켜 보니까 박상진 기자가 지난해였나요? 국정원이 이른바 경력 판사를 지원하는 분들에게 임용 막바지에 직접 만나서 사실상의 면접을 통해서 사상 검증을 하고 있다. 이런 실태를 보도해서 큰 파장이 있었는데요. 그 당시에도 또 법원에서는 크게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 같아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지난해 제가 국정원에서 경력 판사 임용 결정된 사실상 합격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면접 보고 시국 사건에 대해서 입장도 묻고. 이른바 사상 검증했다는 기사를 썼었는데요. 당시 취재를 하고 최종적으로 법원의 확인 과정을 보통 거치는데 상당히 의아하다고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면. 저도 솔직히 제가 그것을 확인을 들어갔을 때 법원에서 상당히 놀랄 줄 알았거든요. 그런 일이 있었느냐, 정말 큰일이구나, 사실 관계를 빨리 파악해야겠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는데. 정작 법원에서는 그게 무슨 죄냐.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고요. 국정원이 법관에 대해서 신원 조사 하는 것은 법적 문제도 없고. 그리고 그 방법은 법원이 관여할 바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고. 행정처의 공식 확인선상에 있는 한 판사는 저한테 자기도 그런 식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저한테 당신 혼자 오버하느냐. 이런 반응이었죠.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국정원에서 판사로 임용된 분들의 사상 검증을 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좀 굉장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인데. 결국 여기에 대해서 법원이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 실제로 아무 조치가 없었던 거예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저희가 보도가 나간 이후에도 별 얘기 없다가 한 일주일인가, 열흘 정도 지나서. 외부로 알린 것은 아니고 법원 내부 통신망에 법원 행정처장이 이런 제도 개선을 우리가 해야겠다. 그리고 국정원에 얘기하겠다. 이런 정도로는 조치가 취해지기는 했는데. 그 당시에 제가 문제를 제기하기 이전에도 이미 일부 경력 판사로 임용된 분들이 법원 행정처에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에서는 당시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거죠. 큰 영향 없는 형식적인 절차니까 신경 쓰지 마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당시 저에게 얘기해준 분들이 계셨는데요. 그런데 이게 왜 별 게 아니라는 것인지. 그리고 이번 대법원장 사찰했다는 의혹과 연관을 지어서 보면 더욱 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죠. 국가정보원에서 사법부 판사를 직접 접촉해서 당신이 무슨 생각하는지 우리가 좀 알아봐야 되겠다고 한 것은 별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대법원장이 등산 취미가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한 것은 갑자기 나서서 반헌법적 사태라고 하는 것은. 솔직히 좀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 거죠.
 
▷ 박진호/사회자:
 
사실 그마저도 대법원장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법원이 그 이후에 별다른 조치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상당히 의아한 부분이고. 결국 따지고 보면 둘 다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말씀드린 대로 법원 행동을 되짚어보면 그렇게 충분히 말씀하신 대로 해석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거든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국정원이 일선 판사들에 대해서 면접 보고 이른바 사상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사법부의 수장이 평일에 등산 가려고 하는 것들은 상당히 반헌법적이고 사법부를 흔드는. 이런 식으로 즉각 반응 내놓는 것은 법원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오히려 들고요. 그리고 제가 진짜 거꾸로 국정원 입장이라면 지금 법원이 반응하는 것에 의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우리가 판사 임용 예정자 만나서 면접하는 것, 이런 것 가지고는 별 말이 없더니 이런 것 가지고 흥분을 할까. 이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최근 언론 기사를 보면 약간 젊은 소장 판사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분개하면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시하는. 그런 경우가 있었던 것 같아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젊은 판사들은 법원 내부 통신에서도 의견들을 개진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 외부로도 얘기하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그게 예전하고도 다른 분위기라는 것이. 확실히 뭐라고 할까요, 이번 정권의 문제라고까지 얘기할 것은 아니지만서도. 그런 문제들을 제기하고 과거에는 예를 들면 사법 파동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문제들이 제기됐어도 결과적으로는 바뀌는 것이 없다. 이런 일들이 계속 잦아지다 보니까. 판사들도 오히려 괜히 얘기했다가 바뀌는 것도 없고. 이런 식의 상황이어서 점점 말도 줄고. 물론 얘기를 하는 소장 판사들도 꽤 있지만. 그런 부분에서도 예전하고 다른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말씀 듣다보니까 결국 법원, 판사들이 사법부의 독립 침해 자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드는데. 또 사실 인권, 재산권을 지켜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 이런 사법부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SBS 박상진 기자:
 
그렇죠. 최소한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법원이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까지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상황들에 비추어 봤을 때 정말 일선 판사들에 대한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도 법원이 단호하게 나서고. 그런 행동들을 정말 차단하고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에 정말 심하게 나서는 것을 보면 정말 국민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법원 조직만을 생각하는 것이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죠.
 
▷ 박진호/사회자:
 
네. 특검을 취재 중이시니까 특검 분위기 좀 여쭤볼게요. 일단 수사 첫 날은 삼성을 상대로 전면전을 예고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정유라 씨에 대해서는 또 체포 영장도 발부했고요. 수사 어떻게 진행될 것 같습니까?
 
▶ SBS 박상진 기자:
 
예. 어제 특검이 현판식 가지고 본격 수사 시작했습니다. 저희들 입장에서는 대대적으로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국민연금하고 보건복지부 정도만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국민연금 수사는 결국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검찰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고요.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입증. 그 부분이 어차피 수사의 가장 핵심이기 때문에 삼성을 정조준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하셨지만 정유라 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 발부한 부분은 검찰 수사에서는 그동안 정유라 씨를 국내로 부르네, 마네 하는 정도에서 크게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없었는데요. 그런데 어제 특검에서는 정 씨에 대해서 체포영장 발부해서 강제 송환 추진하겠다. 그리고 독일 검찰에 사법 공조 요청한다. 그리고 아예 정 씨 여권까지 무효화해서 국내로 강제 송환하는 방법까지도 현재 추진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상황이죠.
 
▷ 박진호/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어제 특검이 정두언 의원을 접촉했다는 소식도 나왔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 SBS 박상진 기자:
 
예. 특검팀에서는 지금 특검법상 수사 준비 기간이 20일 정도가 주어져 있습니다. 어제로 끝나게 된 건데요. 준비 기간 동안 10명 미만 정도 사람을 정보 수집 차원에서 만났다고 특검팀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말씀하신 정두언 전 의원을 특검팀에서 접촉한 거죠. 그리고 윤석열 수사팀장이 정두언 의원을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정두언 의원은 지난 2007년에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에 박근혜 후보 검증을 맡았던 인물이어서 아마 윤석열 팀장하고 최태민 일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고. 그리고 최 씨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윤석열 팀장하고 나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박상진 기자 오늘 많이 고맙습니다.
 
▶ SBS 박상진 기자: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SBS 박상진 기자였고요.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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