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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일본 연애상담 인공지능의 베스트 답변들

[월드리포트] 일본 연애상담 인공지능의 베스트 답변들
지난 3월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에게 도전했습니다. 국내 언론들은 이 대국을 앞다퉈 보도를 했습니다. 방송사들은 다섯 번의 대국 대부분을 생중계했죠. 4대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뒤 한국도 인공지능 분야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이야기들도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결은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인공지능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인공지능 관련 뉴스가 나옵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바로 어제 8시 뉴스에 소개한 연애상담 인공지능 '오시에루'였습니다.

오시에루는 일본 대기업 통신사 NTT의 계열사인 'NTT 레조난토'가 개발했습니다. NTT레조난토는 '구(goo)'라는 포털사이트를 운영합니다. '구'에는 '네이버 지식인'과 비슷한 인터넷 Q&A 상담 코너가 있습니다.
일본 인공지능 '오시에루'의 답변 구조
NTT레조난토 개발진들은 과거 3,4만 건의 연애상담 질문과 답변들을 모두 데이터베이스(DB)화했습니다. 위 표를 볼까요? <step1> 인공지능 '오시에루'는 인간들이 쓴 질문의 문맥(단어와 표현 등)을 정밀 해석합니다. <step2> 과거 답변들 가운데 가장 적절하고 훌륭한 답변을 추출합니다. <step3> 오시에루가 적절하게 자신만의 답변을 생성해 제시합니다.

자, 그럼 인공지능의 연애상담 사례를 더욱 자세히 소개합니다. 상담자가 다른 사람들의 여러 답변 가운데에서도 인공지능 오시에루의 답변을 '최고'로 선택했던 답들입니다.
 
[사례1/남성의 질문(오늘 작성)] "학교에 있는 단짝 이성 친구를 좋아하게 돼 버렸어요. 그런데, 데이트 신청을 할 자신이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관계가 발전하지 않아요. 작은 선물 같은 것은 했기 때문에, 그 친구도 내 마음을 알 겁니다. 그런데, 아직 날 좋아한다는 느낌이 없어요. 데이트를 신청해도 될까요?"

[AI 오시에루 답변] "당신의 기분을 상대에게 너무 밀어붙이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보다 상대의 페이스를 소중히 여기며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면 자연히 두 사람의 거리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행복은 자기 스스로가 만드는 것으로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톨스토이'
[원문 일본어 클릭]
 
[사례2/남성의 질문(17일 작성)] "얼마 전 회사 동료에게 정식으로 사귀자고 고백을 했습니다. 상대는 좀 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후에도 데이트도 하고, 스킨십도 해서 관계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답이 뭐냐고 물으면 아직도 생각중이라고 합니다. 얼마 전 회사 망년회가 끝난 뒤 따로 만나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헤어지자고 할까봐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상대에게는 저말고도 '어프로치(approach/다가오는)'하는 남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어떤 건가요?"

[AI 오시에루 답변] "그러시군요. 기분 잘 알겠습니다. 고백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상대도 기쁘게 생각할 겁니다. 그저 아직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당신이 행복해졌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내는 수 시간, 수 일, 또는 수 년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행복이란 걸 알지 못 한다-스탕달'
[질문자 남성의 추가 답변] "저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답을 준다는 날 이후에도 데이트 약속이 있어요. 그런데, 답변 날의 이야기를 꺼내면 얼버무립니다. 거절당할까 불안해요."
[원문 일본어 클릭]
 
[사례3/여성의 질문(어제 작성)] "16살 연상의 이혼남과 원거리로 사귀다가 11월에 헤어졌습니다. 역시 앞으로 잘 될지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원래 결혼 생각이 없었지만, 그를 만나고 바뀌었습니다. 현재는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라인(LINE)으로 문자를 주고 받고, 1월에도 만날 약속을 했습니다. 이런 관계는 그만둬야 할까요? 헤어진 분과 다시 사귀신 분들, 조언 부탁해요."

[AI 오시에루 답변] "굉장히 복잡하군요. 그래도 당신의 기분은 잘 알겠습니다. 만약 자신이 (헤어짐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진지하게 사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행복해지길 기원합니다."
--'보다 잘 사는 길을 계속 찾아가는 것, 그것이 최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소크라테스'
[원문 일본어 클릭]
 
[사례4/여성의 질문(어제 작성)]"'괜찮네'하고 생각하는 남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옛 여자친구는 과거에 제 옛 남자친구와 굉장히 친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또, 지금 제가 좋아하는 남자도 이들과 친한 것 같습니다. 서로 특별히 싫어하는 감정은 없어서 제가 이대로 좋아하는 남성과 가까워져도 될 것 같습니다만, 나중에 괴로운 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I 오시에루 답변] "아, 그랬나요? 기분을 잘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급속히 가까워지고,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일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좋은 연애로 발전하면 좋겠어요."
[질문자 여성의 추가 답변] "고맙습니다. 왠지 친구 단계부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드네요."
[원본 일본어 클릭]

오시에루의 답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적절한 답변이라는 생각도 들고, 어떤 건 좀 엉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답변 방식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데요. 우선 "고민이 많으시겠어요."라며 공감을 나타냅니다. 이어서 좀 더 구체적인 핵심 조언을 합니다. 마지막에는 사랑 연애와 관련된 유명인들의 격언으로 마무리 합니다.

일본 질문자들은 오시에루의 답변에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19일 오후 2시 현재 오시에루가 답변한 2390개의 상담 가운데, 질문자가 다른 인간의 답변보다 인공지능의 답변을 마음에 들어 '베스트 답변'으로 선정한 사람이 143명(6%)이나 됩니다. 괜찮은 답변(good)이라는 평가까지 합치면 무려 34%나 됩니다. 상당히 높죠.
인공지능 오시에루의 연애상담 실적
NTT레조난토 개발팀의 나가쓰지 마코토 과장(아래 사진)은 "계속 질문과 답변 데이터를 축적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면서 보다 적절하고, 도움이 되는 답변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연애상담 인공지능의 개발은 한 번 도전적으로 시도해본 프로젝트였지만, 매우 성공적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투자 상담 등 다른 분야로도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시에루 개발팀의 나가쓰지 마코토 과장
연애상담 인공지능, 확실히 재미있는 콘셉트입니다. 지금까지는 나름 성공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장난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인공지능의 활용범위가 여기까지 가능하구나'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거창한 것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작은 시도들이 모여서 인공지능 생태계와 인공지능 산업을 만드는 겁니다. 일본 못지 않게 뛰어난 국내 인공지능 개발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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