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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나빠 보이는 재벌 총수들…숨은 노림수

<앵커>

이번에는 검찰 취재하는 정성엽 기자에게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기자, 재벌 총수들이 모르쇠로 일관할 거다, 이건 예상했던 바죠. 어떤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오늘(6일) 청문회 내용을 액면 그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재벌 회장님들이 생각보다 기억력이 나쁘다.

그리고 자기 회사일 잘 모른다.

1백억 정도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당연히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건 전부 다 의도가 있는 행동이죠.

미르와 스포츠 재단에 출연한 돈.

그리고 최순실 씨 가족에 제공한 돈.

이 돈이 뇌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모르는 척, 기억 안 나는 척하는 거고요, 또 권력의 피해자인 척 하는 거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또 하나, 한결같이 '대가를 바라고 돈을 낸 건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이 말은 얼마나 믿어야 할까요?

<기자>

세상에 공짜가 있겠습니까? 기브했으면 테이크도 있어야죠.

이런 건 기업 하시는 분들이 더 철저합니다.

작년에 대통령과 독대한 기업들이 당시 무슨 얘기를 했느냐, 라고 국회에 제출한 일종의 자술서를 보면요.

오늘 회장님들은 청문회에서 뭔가 바라고 한 적이 없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술서를 보면 독대한 자리에서 기업들이 각 기업마다 필요한 현안들을 대통령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나옵니다.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인데, 대통령 말씀 조용히 경청하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그냥 돌아가는 회장님이 있겠습니까?

<앵커>

네, 어떤 사업을 할 건지 다 이야기했을 거라 이거죠. 본인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한 거고요. 그런데 특검팀도 오늘 청문회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혹시 청문회 본 소감 같은 걸 물어봤습니까?

<기자>

네, 물어봤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청문회 잘 봤다. 그리고 철저하게 모니터링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이번 사건을 뇌물 사건으로 보고 있고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입증해 내는지가 가장 핵심 쟁점 아니겠습니까?

기업수사에 능한 특수부 검사들을 파견받은 것도 그만큼 뇌물죄로 의율하고 싶은 박 특검의 의지가 강하다, 이렇게 해석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특검이 수사하는 내용에 따라서는 위증 문제도 불거질 수 있겠는데, 과연 마지막에 말씀한 것처럼 뇌물죄로 의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이게 문제가 될 텐데, 법적으로 판단해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기업이 공무원과 돈을 주고 받는 건 대가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는 게 우리 판례의 기본 입장이고요, 그 액수가 크면 클수록 의심은 강해지는 겁니다.

기업들 입장에선 세무조사라든지, 인허가라든지, 평소에도 민원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잖습니까?

그러니까 마냥 선의만 갖고 있을 수 없다는 거죠.

게다가 삼성은 경영권 방어, 그리고 SK는 사면, 롯데는 검찰 수사같이 뭔가 사정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특검은 이런 부분에 집중해서 기업들이 제공한 돈이 뇌물이었다, 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재벌 총수들이 오늘 '모른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혹시 나중에 뇌물이 되더라도 내 책임은 아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그렇게 이야기한 거라고 봐야되는 건가요? (그런 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네,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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