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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얽힌 각 당의 속내…정권 잡기 수싸움

탄핵을 하겠다는 걸까요? 안 하겠다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탄핵은 매우 불투명해졌습니다.

야 3당은 탄핵안을 2일 발의하고 9일 표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2일 표결이 무산됐듯이 9일 표결 역시 그때 가봐야 합니다.

새누리당과 야 3당의 이해관계와 속내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새누리당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김무성/새누리당 전 대표 : 내년 4월 말 대통령의 퇴임이 결정되면 굳이 탄핵을 가지 않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일단 탄핵 보류로 돌아섰습니다.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 당론에 따라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내년 4월 30일로 밝히고 2선 후퇴를 선언한다면 굳이 탄핵으로 가지 않겠단 입장입니다.

친박과 비박 모두가 원하는 방안은 탄핵이 아니라 질서 있고 명예로운 퇴진입니다.

당연히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입니다.

탄핵으로 대통령이 강제퇴진 당하면 누가 보수진영의 후보가 돼도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렵지만, 질서 있는 퇴진으로 4월까지 시간을 벌면 그동안 보수진영을 재편하고 대선을 치러볼 만하다는 계산입니다.

민주당은 탄핵을 통한 조기 대선을 원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2일 표결을 주장했고 9일 표결 역시 어떤 경우든 강행하잔 입장입니다.

[추미애/민주당 대표 : 9일까지 지연시킨다는 것은 촛불 민심과 달리 오히려 탄핵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민주당은 탄핵을 가결할 자신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동참하지 않는 한 탄핵안이 부결된다는 걸 모를 리 없죠.

민주당은 차라리 부결시키잔 태세입니다.

부결되면 새누리당 비박계가 모든 책임을 떠안을거고 민주당은 촛불 민심을 타고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까지 밀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전략입니다.

그럼 국민의 당 사정은 어떨까요?

2일이든 9일이든 국민의당은 탄핵안을 가결시킬 자신이 없습니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의 4월 퇴진에 미련을 갖고 탄핵에 미온적인 한 탄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럼에도 표결을 강행하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전선이 민주당 대 새누리당으로 재편됩니다.

제3당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존재감은 사라지는 겁니다.

[박지원/국민의당 비대위원장 : 탄핵은 발의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고 통과가, 가결이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박지원 대표가 새누리당 비박계를 계속 설득하겠다고 압박하는 이유입니다.

그럼 정말 탄핵은 물 건너 간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키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는 청와대로 공을 다시 넘겼습니다.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선언하지 않으면 다시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경고했습니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만 하면 대통령이 내일이라도 그만둔단 말을 반복했습니다.

여야가 절대 합의하지 못 할거란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결국, 야당은 탄핵을 포기하고 4월 퇴진을 협상할지, 어설프게 시도해 부결시킬지 막다른 선택으로 몰렸습니다.

민주당은 탄핵을 강행해 부결되더라도 새누리당에 책임을 돌려 대선에 전념할 태세이고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비박계를 설득해 찬성표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제 관심은 다음 주 중반 청와대가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입니다.

대통령이 여기서 4월 퇴진 의사를 밝히면 탄핵 정국은 사실상 종료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묘한 조건을 또 달 경우 상황은 다시 복잡해집니다.

이를 테면 '비박계가 요구한 대로 내년 4월 30일 사임하겠다. 그런데 여야가 합의해달라' 이렇게 나오면 야당은 받을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겠죠.

야 3당은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수용해도 탄핵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애매하게라도 4월 퇴진을 수용하면 탄핵 동력이 떨어집니다.

촛불 민심은 대통령 2선 후퇴와 조기 대선이지만, 대통령과 여야가 이렇게 정치적 게임을 하는 한 명쾌한 해법은 나오기 힘듭니다.

또 벌어질 촛불집회에서 어떤 구호가 나올지 주목되는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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