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귀족스포츠 승마, 선수층 얇아 증빙 있으면 얼마든 출석인정"

승마선수 등 체육특기생 고교 출결관리 어떻게 이뤄지나<br>체육교사들 "정유라 결석일수 타종목 국가대표급 선수보다 많은 건 사실"

"귀족스포츠 승마, 선수층 얇아 증빙 있으면 얼마든 출석인정"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대학 시절은 물론 고교 때에도 승마대회 출전 등을 이유로 131일이나 결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고교 체육 특기생 출결관리 실태가 조명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재조사에 나섰지만 대회 출전과 훈련에 따른 결석이 입증되면 졸업이 가능한 만큼, 승마협회 측이 대회 출전과 훈련을 위해 보낸 공문의 적절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학생이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2를 출석하지 못하면 수료 또는 졸업이 인정되지 않아, 고3 때인 2014년 아시안게임에 출전 등을 이유로 수업일수 193일 가운데 131일을 결석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씨는 수료·졸업 자격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장의 허가를 받은 "학교 대표 경기" 등의 사유로 결석하는 경우에는 '출석인정 결석'이라는 규정이 적용돼 수료가 가능했다는 것이 당시 학교에 재직했던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출석인정 결석을 수업일수의 얼마 정도까지 허용한다는 제한 규정이 없어 수업일수 전체를 빠지더라도 규정에만 맞게 처리되면 수료나 졸업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서울교육청도 이미 2014년 당시 정씨의 아버지인 정윤회씨가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구설에 오른 상황에서 정씨도 국가대표 선발전 등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당 고교에서 정씨의 출결처리 상황 등을 조사했지만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정씨의 경우 일반적인 국가대표급 체육특기생보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이 훨씬 더 많다지만 이는 '귀족스포츠'로 불리는 승마 종목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승마는 대회 출전과 훈련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들어 국내 선수층이 매우 얇아서 타 종목에 비해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경우 축구 같은 종목은 일 년에 대회 두 개만 출전할 수 있고, 육상 등의 기초 종목은 세 개로 대회 출전이 제한되지만, 승마는 한 해에 네 개 대회까지 출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국체전, 국가 주관 대회, 국가대표로 나가는 국제대회 등을 위한 훈련과 출전은 이런 규정에서도 예외로 인정받아 국가대표였던 정씨는 얼마든지 대회 준비를 이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체육 교사는 "승마선수라 해도 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회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정씨의 경우 출전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럴 경우 학교가 승마협회 등으로부터 출석인정의 근거가 되는 공문과 학업보완계획서 등을 제대로 확보해놓았는지가 관건입니다.

때문에 대한승마협회와 서울시승마협회 등이 정씨가 재학한 C 고교에 공문을 발송한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이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규명하는 핵심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체육 교사는 "교육청이 출결처리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것 "이라며 "승마협회가 고교에 보낸 공문들이 대회 출전, 훈련과 정말 관련이 있는지가 관건인데 왜 애꿎은 학교만 조사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정씨의 부모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행세하며 승마협회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승마협회로서도 실제 훈련 사실 여부 등과 관계없이 공문을 발송했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