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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모의 외국 장교, 결혼합시다" 꾀어 1억 3천만 원 챙겨

"난 미모의 외국 장교, 결혼합시다" 꾀어 1억 3천만 원 챙겨
채팅으로 미모의 외국 간호장교 행세를 하면서 결혼하자고 꾀어 1억 3천만 원을 챙긴 국제 사기단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를 본 우리나라 남성 4명은 순식간에 속아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여성인지조차 불투명합니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카메룬 국적인 M(45)씨를 구속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40대로 보이는 공범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해외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공범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A씨는 올해 4월부터 9월 20일까지 채팅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35∼58세인 우리나라 남성 4명에게 접근했습니다.

A씨는 자신을 31세의 영국 또는 미국 간호장교 '수전 펄슨' 등으로 소개하면서 군복 차림인 미모의 여성 사진을 보냈습니다.

그는 호감을 표시하는 피해자들에게 속옷 차림의 사진을 계속 보내면서 유혹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좀 더 빠져드는 듯하면 A씨는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시리아에 파견된다며 생활비 등을 요구해 100여만원을 받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작전 중에 부상했다며 병원에 누워 있는 사진을 보내고 치료비를 받기도 했습니다.

압권은 수색 작전을 하다가 5천만 달러인 돈뭉치를 발견했고, 이 가운데 500만 달러가 자기 몫이 됐다면서 관련 사진을 보내면서 시작됩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당신과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싶다"면서 "세관 통관을 피하려고 한국군 당국으로 돈을 보냈으니 자금 세탁과 반출을 위한 경비를 지원해달라"고 속입니다.

영국 수송업체에 돈을 보내거나 이 일을 도와줄 외교관을 만나 직접 돈을 건네면 된다면서 한국에 있는 외국인 공범과 접촉하게 합니다.

피해자 4명이 속아 날린 돈은 모두 1억 3천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적게는 1천100만 원, 많게는 6천600만 원의 피해를 봤습니다.

피해자들은 회사원과 자영업자였고, 유부남도 1명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인테리어 업자인 B(40)씨가 지난 9월 용의자에게서 받은 블랙머니를 보고 이상하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화됐습니다.

블랙머니는 까맣게 색칠한 종이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돈을 받으려고 B씨를 만나러 왔다가 경찰에 붙잡힌 M씨는 카메룬에서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자신이 동성애자여서 모국에서는 살 수 없다며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병수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은 "피해자들이 보이스 피싱에 당하는 것처럼 미모의 여성 사진과 채팅 몇 번에 넘어갔다"면서 "여군 장교를 사칭한 용의자가 여성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유산 상속, 투자, 복권 당첨, 거래 알선 등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기는 게 국제 이메일 사기단이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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