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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개헌 정국 덮친 '최순실 파일'…또 안갯속으로

* 대담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 개헌 얘기 꺼내자마자 메가톤급 '최순실 컴퓨터 파일' 보도
- 있을 수 없는 일이라던 청와대... 공식 반응 못 내놔
- '최순실 게이트', 레임덕 위기에 꺼낸 개헌 카드... 정국은 또다시 안갯속
- 개헌 논의 두고 여야 잠룡들의 계산법 제각각
- '블랙홀 개헌'에 반대했던 朴대통령... 前대통령들과 같은 행보
- 국면전환, 레임덕 방지 등 정치적 계산 깔려 있어
 
 
▷ 박진호/사회자:
 
어제 시정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제시한 개헌 화두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었습니다. 정치권은 순식간에 개헌 정국으로 들어갔고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앞서 이슈 토크에서 이 개헌 문제 자세히 짚어봤지만. 박 대통령 특유의 승부수. 앞으로 정치권의 변수 어떻게 이어질지 더 한 번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SBS 정치부 원일희 선임기자가 나와 계십니다. 원일희 기자 어서 오세요.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리네요.
 
▷ 박진호/사회자:
 
요즘에 아주 맹활약을 하고 계신데요. 개헌 얘기를 하기 전에 이른바 최순실 컴퓨터 파일 문제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이게 무슨 파일입니까?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어제 언론 보도가 나왔죠. 대통령이 승부수를 띄우는 날 사실은 언론에서는 이른바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컴퓨터 파일이라는 것이 입수가 돼서 그게 분석이 됐다는 겁니다. 최순실 씨가 지금 독일에 가있잖아요. 자기 사무실을 비우고 독일로 가서 이쪽이 사실상 방치 상태인데. 여기를 떠나면서 건물 관리인에게 자기 컴퓨터를 주면서 처분해 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 하드 파일을 복구했다는 얘기인데. 파일이 200여 개가 발견이 됐는데. 그 중에 44개 정도가 대통령 연설문이라는 거죠. 그 시점을 보니까 대통령이 실제로 연설을 했던 시점보다 하루에서 사흘까지 미리 받아본 거예요. 대표적인 게 2014년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 이른바 통일 대박론을 냈었던 박근혜 정부의 외교 기조를 발표했던 드레스덴 연설문이 하루 전에 최순실 씨 컴퓨터 파일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지금 저희가 파악하는 바로는 아직까지는 청와대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고요. 그동안 청와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서 부인을 해왔고요. 그런데 관심은 어제 제안된 개헌 정국과 맞물려서 이 문제가 상당히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일단 야당 반응들이 심상치 않잖아요. 제가 야당 반응들을 핵심만 전해드릴게요. 심각한 국기문란, 비선의 국정 농단, 정상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사건이다. 한 마디로 다 정리하면 딱 8글자로 정리가 되는데. ‘비선실세 국정농단’. 이게 딱 성격이 규정된 겁니다.

대통령은 이 개헌이라는 카드로 다들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나왔죠. 개헌 카드가 언젠가는 한 번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것이 대선 판이 윤곽이 나오는 내년 1월 이후, 한 3월에서 4월 정도로 예상했는데 전격적으로 어제 그 개헌 카드가 나왔잖아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 최순실 게이트, 우병우 사건. 이런 것으로 해서 대통령 지지도가 25%까지 떨어진 상태거든요. 가장 심각하게 청와대에서 보는 것은 지금 콘크리트 지지율과 지지 기반이라고 하는 TK 지역에서 그 콘크리트 지지율 35%가 깨진지가 오래됐어요.

그런데 이게 25% 밑으로 떨어졌고, 이게 20% 초반대로 떨어지면 사실상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그게 레임덕이지 뭐가 레임덕이냐.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이런 논리 구조로 인해서 개헌 카드가 일찍 나왔는데. 그러면 이 개헌이라는 화두의 속성상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들을 빨아들여서 이것으로 국면 전환이 되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같은 날 최순실 파일이라는 게 나와서 이 후폭풍을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청와대가 고민이 클 겁니다. 어제 보도 나오고 이후 지금 이 시간까지도 청와대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어요.
 
▷ 박진호/사회자:
 
어제 밤에도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하는데요.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사실 관계를 확인 후에 오늘 중 입장을 밝히겠다, 공식 입장을 내겠다. 이 정도인데. 이게 컴퓨터 파일이다 보니까. 컴퓨터 파일에 나와 있는 연설문이라는 수많은 문건들을 손으로 와서 일일이 전달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에요. 이메일로 주고받았을 거란 말이죠.

그 간 시점, 온 시점, 보낸 사람, 받은 사람. 이것은 다 나오게 돼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결국 청와대 핵심 측근. 비서진 내 연설문을 접할 수 있는 모든 라인의 사람들이 조사 대상일 것이고. 그 중에 누군가가 최순실 씨에게 이것을 보냈는지.

그리고 이것을 받은 최순실 씨는 수정을 한 흔적은 있는데, 이것을 누구에게 다시 역송을 했는지, 혹은 외부로 빼돌렸는지.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 거기 명기돼있는 VIP, 즉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없었는지. 이런 하나하나의 문제들이 전부 메가톤급 변수들이거든요. 이게 과연 개헌 정국으로 쫙 가야하는데. 이게 갈지 잘 모르겠어요. 청와대도 굉장히 당혹스러운 입장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단 원일희 기자가 워낙 정치부에서 오래 활동하셨으니까 꼭 여쭤보고 싶은 것이. 개헌 논의가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이른바 대선 잠룡들의 계산, 셈법이 각자 다를 것 같은데요.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다르죠. 다를 수밖에 없는 거죠. 지금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 카드가 큰 변수가 될 건데. 어제 반응들은 쭉 나왔잖아요. 이른바 여당의 잠룡들, 물론 대세라는 반기문 총장은 거기에는 빠져있습니다.

여당의 잠룡들이라는 현재 후보들은 다 고만고만한 수준인데. 어찌 됐든 반기문으로 가지 않는다면 나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고만고만한 잠룡들이죠. 김무성, 원희룡, 남경필, 지금 무소속으로 돼있는 손학규까지도 전부 다 환영했죠. 원

칙적으로 환영을 했고. 더 중요한 것은 잠룡들보다 그들의 지지 기반인 친박들이 어제부로 대거 개헌 쪽으로 몰려갔습니다. 비박계들의 반응이 좀 뜨악한데. 원칙적으로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그 주도권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가 가져와야 한다. 나경원 의원이 어제 그 얘기를 했고요. 개헌론자, 대표적으로 개헌을 위해서 뛰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도 사실은 대통령 주도의 개헌 추진보다는 국회 주도하에서의 개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 이유가 뭔가요?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지금 과거에 쭉 보면 매번 개헌을 시도했지만 좌절했잖아요. 노무현 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1년 앞둔 상태에서 그 얘기를 한 번 했잖아요. 노무현 대통령은 굉장히 구체적이었어요. 내 임기 1년 단축해도 좋으니까 개헌하자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 때 유력한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딱 한 마디로 정리해버렸잖아요. 참 나쁜 대통령이네요. 그 때도 블랙홀이라는 단어가 나와요. ‘참 나쁜 대통령이네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개헌에는 찬성할 수 없어요.’ 이 말 한 마디로 딱 정리가 돼서 끝났었고.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고요.

매번 역대 정권들이 시도하지만 실패하는 이유는 그렇게 대선 주자들이 반대하는 한 개헌은 지금 임기 말에는 추진하기 어려운 거죠. 현실적으로.
 
▷ 박진호/사회자:
 
결국 대선 주자들은 자기에게 유리하느냐, 아니냐. 이것을 따져서 행보를 이어가는군요. 개헌 논의가 정계 개편을 부를 수도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데요. 그것은 왜 그렇습니까?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그럴 수밖에 없죠. 개헌을 하게 되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지금 핵심 포인트를 질문하신 건데. 대선 잠룡들이 지금으로서는 앞이 안 보이는 것이잖아요.

우리가 잘 따져보면 새누리당 내에서는 반기문 UN 사무총장 말고는 지금 강력한 대선 주자가 없죠. 아마 경선을 현 상태로 붙는다고 한다면, 여론조사 상으로만 놓고 보면 반기문을 능가할 후보가 없잖아요. 그런데 반기문 후보는 새누리당에 와서 친박계 등에 업혀서 갈지 안 갈지도 지금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고.

반기문 총장 역시도 계산을 하고 있지 않겠어요? 지금 인기가 없는 친박계를 등에 업고 가자니 여론이 부담스럽고. 그냥 와서 혈혈단신 뛰자니 조직과 돈이 없고. 결국은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고. 야당 후보들도 지금 친노 그룹이 밀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을 꺾기 어렵거든요.

현재 야당 다른 군소 후보들이. 그런데 이것을 개헌이라는 것으로 판을 한 번 흔들어 놓으면 이 모든 후보들이 나한테도 기회가 올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죠. 이런 계산법이 가능해지는 유일한 카드가 개헌 카드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보면 어제 승부수를 던진 건데. 그 득실이 뭘까요?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첫 번째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추진하는 명분은 이렇게 됐죠. 5년 단임제 대통령을 한 번 해보니까 지속가능한 정책 수행이 불가능하더라. 준비하는데 1년, 야당과 싸우는데 1년, 하려고 예산 확보하는데 1년, 하려다 보니까 임기 말이 돼서 못하겠다는 것이거든요. 영속적인 외교 정책 수행이 안 된다는 거예요.

특히 북한이 5년제 단임제로 상대하려다 보니까 처음에 초반기에는 대화를 하는 척 하다가 중반만 넘어가면 2년만 버티지 뭐. 어차피 바뀔 건데.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거죠. 연설문에도 어제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게 30년 된 낡은 옷을 입고 있는 이 체제를 바꾸자. 이래서 개헌이 필요하다. 이렇게 명분을 내세웠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정치적 수사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알잖아요. 국민들이 다 알잖아요. 왜 지금 이 시점에서 하필이면 개헌이라는 이 큰 판을 흔드는 카드가 나왔느냐. 다들 예상하고 있지만 지금 국면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잖아요.

특히 가장 아킬레스건으로 대두되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의혹인지가 혼재된 상태에서 국민들이 카더라 통신만 믿고서 의혹만 불거지고 있고. 무슨 수를 써서도 국면 전환이 안 되다 보니. 대형 카드를 딱 해서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 국면 전환이 되고 레임덕 방지하고 내년 남은 1년 동안 국정 수행이 가능하겠다. 이런 정치적 계산이 가능하죠.
 
▷ 박진호/사회자:
 
계속 논의가 이뤄질 테니까 국면을 지켜본 뒤에 다시 한 번 모셔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 SBS 원일희 정치부 선임기자:
 
네.
 
▷ 박진호/사회자:
 
SBS 정치부 원일희 선임기자와 함께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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