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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 '무수단 놀음'의 목적…"새로운 엔진 실험"

[취재파일] 북한 '무수단 놀음'의 목적…"새로운 엔진 실험"
북한이 올해 유난히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열병식에서만 공개하고, 2012년에는 발사 준비를 하는 척하다가 들여놓더니 올해는 무려 8발을 쏴댔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5일과 20일을 비롯해 7번을 실패했고 지난 6월 딱 한발 성공했습니다. 성공률은 12.5%.

성공률만 놓고 보면 서방의 전력화 기준에 턱없이 모자랍니다. 앞으로 한두번 성공한다고 해도 작심하고 쐈을 때 발사는 될지, 발사가 된들 목표지점을 맞출지 북한도 확신할 수 없는 미사일입니다. 무수단을 발사대에서 내리고 미사일 전체를 뜯어봐도 시원치 않은데 북한은 무모한 시험 발사를 멈추지 않을 태세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4월 실시된 북한의 신형 로켓 엔진의 지상 연소 실험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왔습니다. 무수단의 엔진은 옛 소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R-27의 엔진인데 4월 지상 연소 실험에 쓰인 신형 엔진의 모양과 배기가스의 색깔 등이 R-27과 거의 같았습니다.

기존 무수단의 엔진은 만든 지 40년 지난, ‘골동품’ 수준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북한은 무수단에서 낡은 R-27 엔진을 떼어내고 R-27 엔진을 개량한 새로운 엔진을 장착해 전력화 실험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수단
● 무수단, 새로운 엔진 달고 진화 시도

미사일 권위자인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올해 8번 발사한 무수단의 엔진은 지난 4월 지상 연소 실험을 한 엔진과 같은 종류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4월 9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고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 실험에 대해 “새로 설계 제작한 엔진의 기술적 특성들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엔진의 등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장 교수는 “4월 엔진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형태가 짧고 뭉특한 것이 옛 소련 R-27 엔진과 상당히 비슷하다”며 “R-27의 개량·모방형 엔진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무수단
R-27은 옛 소련의 SLBM입니다. 북한의 무수단과 SLBM 북극성 둘 다 R-27을 토대로 제작된 미사일입니다. 장영근 교수는 “기존 R-27 엔진과 4월 엔진은 배기가스 색깔이 같았는데 비대칭 디메틸 하이드라진(UDMH) 연료와 사산화질소 산화제를 사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매릴랜드 대학 국제안보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박사도 “북한의 4월 엔진은 R-27 엔진을 개량한 엔진 2개를 묶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루이스 박사는 2개의 노즐에서 나오는 불꽃, R-27과 유사한 엔진의 배열 형태 등을 분석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올해 8번 발사한 무수단들이 모두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것이 맞다면 7번 실패가 이해 됩니다. 기존의 무수단이었다면 올해처럼 내리 실패의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상 연소 실험 단계의 새 엔진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기술이 무르익지 않아서 실패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수단
● 新 무수단의 위력은?

북한이 연속 실패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무수단을 고집하는 이유는 확실한 사거리의 보장 때문입니다. 장영근 교수는 “3,000km 이상 날리려면 스커드, 노동의 엔진보다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무수단은 사거리 3,000km 이상 날아 미 태평양 사령부가 있는 괌을 직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무수단 신형 엔진이 완성돼 시험발사 성공률이 높아지는 날이면 미국령 괌은 한반도나 다름없는 위험 지역이 됩니다.

현재까지 무수단의 신형 엔진은 실전배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8번 발사해서 1번 성공하는 엔진이라면 서방의 기준으로는 족히 2~3년을 분투해도 개발 성공을 장담 못합니다. 반면, 북한이 SLBM도 뚝딱 만들어낼 정도로 핵 미사일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됩니다.

설익은 미사일을 막무가내로 발사하는 북한의 광기를 보면 북한이 무수단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미국은 태평양 사령부에 최신ㆍ최대 전함인 줌월트와 F-35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태평양의 전력을 다급히 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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