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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볼링장에 뜬 '별그대' 김수현의 '프로볼러' 도전

[취재파일] 볼링장에 뜬 '별그대' 김수현의 '프로볼러' 도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많은 사랑을 받은 한류스타 김수현 씨가 지난 주말 프로볼링 선수 선발전에 출전해 큰 화제가 됐습니다.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못하는 게 없는 김수현 씨, 과연 볼링 실력이 어느 정도길래 프로 선발전에까지 나섰을까 했는데, 놀랍게도 선수 뺨치는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 볼링장에 뜬 '별그대' 김수현…프로선수 도전 (2016.10.22 8뉴스)

저는 지난 토요일(22일) 김수현 씨가 출전한 2016년 한국 남자 프로볼러 선발전 첫날 경기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취재시간과 동선이 너무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선발전 참가자들은 첫날 오전에 8게임, 오후에 7게임 씩 총 15게임을 소화했는데, 김수현 씨의 경기 모습은 일절 촬영이 안되고 오전에 10분, 오후에 10분 연습 때만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그것도 촬영 구역(포토존)이 정해져 있어서 다양한 화면을 담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김수현 씨 본인이 인터뷰도 극구 사양한 마당이라 더욱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김수현 씨가 자기 때문에 다른 일반인 참가자들이 경기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을까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다들 짧게는 1년, 길게는 몇 년 씩 열심히 준비를 해서, 어떻게 보면 인생을 걸고 이번 선발전에 나온 분들인데 혹시라도 누가 될까 조심스러워합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촬영 통제를 하게 된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오늘은 연예인 김수현이 아니라 다른 분들과 똑같은 선발전 참가자인 만큼 인터뷰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당일 8시뉴스 리포트를 계획하고 있던 저로서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프로볼링협회 관계자와 김수현 씨 소속사(키이스트) 담당자의 얘기를 듣고는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김수현
김수현 씨의 실력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웬만한 프로볼러 못지않았습니다. 첫날 15게임을 쳐 300점 만점에 평균 221점을 기록했고, 278점의 고득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이틀간 열린 1차 선발전에서는 총 30게임을 치러 평균 190점 이상이면 2차 선발전 출전 자격을 줬는데, 김수현 씨는 이틀간 평균 214.6점으로 여유 있게 1차 선발전을 통과했습니다. 전체 참가자 114명 가운데 순위는 31위였습니다.
김수현
선발전 경기위원장을 맡은 안효구 한국프로볼링협회 이사는 "김수현 씨가 평소에 볼링을 무척 즐기고 잘한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하며 "기본기나 자세, 파워 등 당장 프로 대회에 나가도 손색없을 기량"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김수현 씨를 지도해온 프로볼러 김현범 씨도 "연습 때야 워낙 잘했지만 긴장감 높은 선발전에서도 이렇게 잘해주니 정말 대단하다"며 "김수현 씨가 기본적으로 기초체력이 좋은 데다 워낙 열의를 갖고 하다 보니 실력이 쑥쑥 늘었다. 바쁜 스케줄 때문에 새벽 시간이나 밤늦게 연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연습에 너무 몰입하다 손가락이 까져서 피가 날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애버리지(average. 평균 득점)와 최고 득점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보통 220점에서 230점 정도는 무난하게 친다."며 "최고 득점은 297점인데, 사흘전에 그 점수를 쳤다"고 알려줬습니다. 297점이면 스트라이크 11개를 연속으로 성공하고 마지막에 7점을 친 것으로 퍼펙트게임에 가까운 스코어입니다. 
김수현
프로볼링협회는 당초 김수현 씨가 1차 선발전만 통과하면 프로볼러 자격을 줄 방침이었습니다. 원래 프로 선발전 규정은 1차 선발전 평균 190점 이상, 2차 선발전 평균 200점 이상을 받을 경우 3박 4일 입소 교육을 거쳐 최종 당락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협회 규정에 "볼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기준 기록을 통과할 경우 특별 회원 자격을 준다"는 조항이 있다며 김수현 씨의 경우 1차 선발전 평균 190점 이상만 기록하면 프로 자격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2년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신수지 씨도 1차 테스트에서 평균 188점을 기록해 기준 기록인 185점을 넘겨 합격한 사례가 있습니다. 사실상 연예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다분히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대목인데, 김수현 씨는 협회의 이런 특혜를 사양하고, 이번 주말(29, 30일) 열리는 2차 선발전에도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정정당당하게 프로 선수 자격을 획득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김수현 씨와 함께 1차 선발전에 참가했던 그룹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 씨도 마찬가지로 특혜 없이 2차 선발전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홍기 씨는 190점 커트라인에 191점으로 1차 선발전을 통과했습니다.)
김수현
김수현 씨가 이번 선발전에서 최종 합격한다고 해도 본업이 따로 있고 워낙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톱스타인 만큼 '프로볼러' 김수현의 모습을 그렇게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열정적이고 진지한 '프로 지망생' 김수현의 모습, 그리고 그 도전 과정에서 보여 준 '정정당당'의 가치는 '별그대'의 '도민준' 못지않게 매력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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