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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장년 재취업 ① 노후 일자리는 '기-승-전-단순노무직'

'발등의 불' 고령사회

[취재파일] 중·장년 재취업 ① 노후 일자리는 '기-승-전-단순노무직'
다시 일하려는 중·장년들의 몸부림은 처절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재취업을 알선한다는 중·장년 일자리, 시니어 일자리, 리스타트 박람회, 중·장년 잡페어라는 다양한 이름의 행사가 연일 열리고 있다. 당연 이런 자리를 아직은 일할 수 있다는 50대 60대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2016 리스타트 잡페어
대기업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사가 되었던 올해 60세 김 모씨, 6년 전에 퇴직을 하고 중소기업에서 5년 정도 근무하다가 지난해 다시 회사를 나왔다. 전공은 인사 관리, 퇴직 전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기업회생 전문가 과정을 통해 관련 자격증까지 구비했으나 1년째 재취업을 못하고 있다. 자신의 경력과 전문 지식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있지만 이젠 사실상 포기 했다고 한다. 단순 사무직이라도 할 수 있다는 그는 지금 아들도 함께 취직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군 특전사 원사 출신인 58세 조 모 씨는 2013년에 만기 전역했다. 소방 관련 자격증도 갖고 있다는 그는 운 좋게도 전역하자마자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 업체에 생산관리직으로 취업했다. 직원들의 야간작업 업무를 관리하는 일을 2년 6개월 정도 하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눈치가 보여 스스로 그만두었는데 이후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받은 월급은 170만 원 정도, 연금도 받고 있어 그 정도라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금 찾고 있는 자리는 빌딩관리나 경비직이며, 월급은 150만 원만 넘으면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40대 같은 탄탄한 몸매와 건강을 소유하고 있었다.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는 중·장년층
실제로 이들 50대와 60대들의 재취업 일자리를 살펴보자. 서울시가 재취업한 50세에서 64세 은퇴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남성의 경우 서비스판매직(46.5%)이나 단순노무직(21.7%)이 70%에 육박했다. 그나마 기술을 갖고 기능적으로 재취업한 사람은 19.9%, 사무직이나 관리직은 10% 남짓했다. 여성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남자여자 가릴 것 없이 은퇴자 다수가 진입장벽이 낮고 허접한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통계청이 밝힌  55세에서 64세 까지 중·장년들의 재취업 현황을 보면 임금 근로자 중 재취업자는 161만 명으로 58%에 달했는데 상용직 비중이 40.1%정도로 낮고 임시. 일용직 비중이 59.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장년층 재취업자가 주로 단순노무직이나 장치, 기계조작이라는 단순 생산직에 몰린다는 것이다.
재취업 일자리와 이전 일자리 직종비교
한 중·장년 일자리 잡페어에서 만난 상담원인 노사발전재단 서울센터 심주현 대리는 “이런 박람회까지 찾아오는 중 장년들은 일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들인데, 이를 뒤집어 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라며 결국 주된 일자리는 경비나 미화 등 단순노무직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래도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일자리를 찾으면 최저 임금은 보장되는 경우가 많아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심 대리는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센터 정예주 주임은 “중·장년 가운데  인사나 노무, 회계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무직으로 재취업을 하길 원하지만 기업측에서는 이런 분야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어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으며, 기술을 가진 사람들도 아주 특출하지 않으면 결국은 단순노무직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 주임은 “기업 측에서도 사람을 고용하면 적어도 몇년을 함께 일하려 하기 때문에 대한상공회의소등 각종 단체의 취업지원 인력풀에 미리 등록하고 교육과 인턴과정을 거치면 비교적 자신의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 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리 준비하고 관련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박람회나 잡페어에서 만난 중·장년들은 먼저 자신은 건강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는 것이 제일 힘들며, 놀다가 골병 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 부흥을 이끈 50대와 60대 초반 세대는 아직 능력도 있고 의지도 있다면서, 국가가 단순하게 일자리만 찾아주는 것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력과 능력을 최대한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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