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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 겨울, 약한 라니냐 온다…초겨울 추위 급습 우려

[취재파일] 올 겨울, 약한 라니냐 온다…초겨울 추위 급습 우려
역시 계절의 흐름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가을인지 모르고 올라가던 기온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날씨가 정상을 되찾고 있습니다. 25도를 웃돌던 기온은 다시 20도선 가까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선선한 공기는 좋지만 많은 구름 때문에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구름은 주말 내내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왕 이렇게 구름이 많을 바에야 촉촉한 가을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제법 부피가 나가는 구름이지만 비를 뿌릴 능력은 보기보다 약하기 때문이죠.
 
비를 가진 먹구름은 주로 제주도와 동해안, 남해안에 비를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해안에 이어질 비의 양은 많지 않겠고, 비가 계속 내리는 것도 아니어서 생각보다 불편이 덜하겠지만, 제주도에는 최고 60mm의 비가 오겠다는 예보여서 대비가 필요합니다.
 
가을비를 기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올 가을 비가 너무 적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9월 강수량은 33.0mm, 10월 강수량은 34.5mm로 70mm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비가 적당히 내려야 지하수가 많아지고 가을 단풍이 고울 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들쭉날쭉한 날씨가 겨울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약하기는 하지만 라니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라니냐는 엘니뇨와는 반대로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 지는 현상입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7월부터 엘니뇨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낮게 지속되면서 약한 라니냐로 발달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7월과 8월에는 평년보다 0.4도, 9월에는 0.5도가 낮았던데다 10월 초부터 무역풍이 강화되면서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9월 해수면온도 편차 분포
전 세계 전문가나 예측모델이 전망하는 라니냐의 발생확률은 50~60% 정도고, 강도는 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간급의 라니냐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어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상황이죠.
 
라니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구촌 공기의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기상악화가 잇따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변동성이 커진다고 할까요? 이렇게 되면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기상현상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라니냐 해에 우리나라 날씨는 어땠을까요? 기상청은 라니냐가 발달하는 해의 11월과 12월에는 북풍이 많이 불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낮고 강수량은 적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초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지는 않지만 추위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강수량 부족 현상이 초겨울까지 이어지고 가뜩이나 서민들이 힘겨운 시기에 한파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1950년 이후 라니냐는 모두 13번 발생했는데, 마지막 라니냐는 2011년 8월에 시작해 2012년 3월에 끝났습니다. 무척 짧았죠. 하지만 이번 라니냐는 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요, 전문가들은 엘니뇨가 강했던 뒤에 찾아온 라니냐가 2~3년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엘니뇨 · 라니냐 발생년도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의 초입까지 날씨 변화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준비 하나도 없이 그냥 저냥 지내다, 닥치면 허둥대기만 하는 상황은 이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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