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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내륙 발사' 무수단과 '킬 체인'의 허술한 조기구축 방안

[취재파일] '내륙 발사' 무수단과 '킬 체인'의 허술한 조기구축 방안
북한이 지난 15일과 2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을 각각 한발씩 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실패했으니 무수단 기술이 아직 다 익지 않았다는 방증이어서 다행이기는 한데 갑작스레 발사 장소를 내륙으로 바꾼 점이 영 거슬립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무수단 기지가 있는 강원도 원산 근처 지역에서 무수단을 쐈는데 이번에는 평안북도 내륙으로 200km 옮겨 두 번 연속 발사했습니다. 우리 군이 북한 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을 2~3년 앞당긴다고 발표한데 대해 북한이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는 무수단을 킬 체인이 무슨 수로 잡겠느냐”고 조롱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우리 군은 다급한 나머지 킬 체인의 눈인 정찰위성을 임대해서 사용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남의 눈을 빌려서 나라의 명운이 걸린 작전을 하겠다? 이런 땜질식 작전이 유례가 있는지, 빌린 위성으로 양껏 북한을 훑어볼 수는 있을지 의문입니다.
무수단 미사일
● “무수단, 어디서든 쏜다”

널리 알려진대로 북한의 미사일은 이동식입니다. TEL이라는 대형 트럭에 실려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쏠 수 있습니다. 무수단은 바퀴가 12개 달린 6축 트럭에 장착됐습니다. 대표적인 무수단의 기지가 있는 원산 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발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원산에서 200km 떨어진 평안북도에서 발사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방어하는 우리 군은 몹시 당혹스럽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정해진 곳에서만 쏴야 한미 정보자산으로 감시하기가 편합니다. 고성능 정찰위성을 수십 기 띄우지 않고서는 이곳 저곳에서 출몰하는 TEL을 밀착 추적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다른 미사일들도 이곳 저곳 옮겨 놓고 발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5일 노동인지 스커드인지 애매한 미사일 3발을 황해북도 황주의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발사했습니다. 발사 장소 바로 옆에는 긴 터널이 있습니다. TEL을 터널 안에 숨겨뒀다가 한미의 눈을 피해 은밀히 공격하겠다는 북한의 작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선제타격과 요격 체계를 한창 구축하고 있는 우리 군의 맥이 풀릴 일입니다.
무수단 미사일
● 정찰위성을 빌려 쓴다는 킬 체인

킬 체인은 우리 군의 정보자산으로 북한의 미사일과 핵 기지를 감시하다 공격 동향이 감지되면 선제 타격하는 개념입니다. 북한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는 정보자산 중의 정보자산은 정찰위성입니다. 현재 우리 군에는 없습니다.

2022년까지 모두 5기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증대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의 구축을 2~3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킬 체인의 핵심인 정찰위성은 도입 계획과 별도로 외국에서 빌려 쓰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술한 임시방편입니다. 임대 위성이 지나가는 한반도 상공의 지점도, 임대 위성의 한반도 상공 비행 시간대도 우리 군의 요구와 부합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위성을 빌려 쓴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이스라엘이 돈 몇 푼 벌겠다고 위성을 흔쾌히 빌려줄 지도 의문입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다루기 힘들고 난폭한 북한이라는 집단을 새로운 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사실, 2022년까지 도입한다는 정찰위성도 군은 국정원과 나눠 써야 합니다. 10여 기로도 빠듯하다면서 5기를 가지고 군은 핵과 미사일 기지를 봐야하고 국정원은 국정원 나름대로 필요한 북한 정보를 빼내는 식입니다. 본 계획, 임시방편 둘다 신뢰가 안갑니다. 북한의 공격 징후를 판단하고 선제타격을 결심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는 킬 체인의 운용개념은 분명히 수립됐는지도 불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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