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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양국제영화제 스타는 '주체'…촬영장은 황량"

이정국 기자 jungkook@sbs.co.kr

작성 2016.10.20 06:55 조회 재생수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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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지난달 북한 평양에서 열렸던 '제15회 평양국제영화축전' 참관기를 실었습니다.

'북한의 국제영화제에서는 주체가 스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NYT는 최우수작품상이 북한 영화에 돌아가고, 대회 심사위원들 가운데 연장자가 위원장을 맡는 '이해 못 할' 운영 방식을 비판했습니다.

NYT는 평양 청년중앙회관에서 열린 화려한 개막행사가 북한의 상황과 단절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국제 제재를 받고 있다거나, 북한 주민의 민생고를 짐작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개막식에서는 러시아 내무부 출신인 유리 미추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5명의 심사위원단이 소개됐습니다.

그러나 심사위원이었던 영국 영화감독 매트 헐즈는 개막일 며칠 전 심사위원들이 처음 모여 서로 소개하는 자리에서 북한 문화성 당국자의 제안에 따라 가장 나이가 많은 미추신이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다른 심사위원들은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런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더구나 다른 심사위원들을 불과 몇 분 전에 만났는데, 반대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격년으로 열리는 영화제는 2년 전의 대회 때보다 규모가 줄었습니다.

14회 대회 때에는 10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나, 이번에는 21개국에서 60편이 출품됐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인도 영화는 있었으나, 과거에 출품했던 미국과 한국 작품은 없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어느 영화가 영화제가 표방하는 '자주, 평화, 우호'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지, 또 주체사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지를 판정해 달라는 요청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폐막일에 북한 영화인 '우리집 이야기'가 최우수영화상을 받고, 이 영화로 데뷔한 여배우 백솔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때 놀라는 청중은 없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이 영화는 20대 미혼여성이 고아 돌보기에 헌신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제 참가자들은 평양 외곽의 28만평 부지에 조성된 영화세트장도 관람했습니다.

1950년대 일본, 유럽, 한국의 거리를 재현한 세트장은 있었으나 텅 빈 상태였고, 편집실에도 직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실내 촬영세트는 거미줄과 먼지에 덮여 있었습니다.

이처럼 황량한 상태였는데도 안내원은 "어제도 촬영했고, 내일도 촬영한다. 오늘은 휴일이어서 직원들이 없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