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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항쟁 때 희생된 아들 기리며 30여 년간 장학금 기탁

작성 2016.10.19 16:25 조회 재생수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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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희생된 아들을 기리며 30여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장학금을 내놓는 아버지가 있다.

주인공은 원광대 출신의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인 고(故) 임균수(1959.8~1980.5) 열사의 부친 병대(89) 씨.

임 열사는 원광대 한의대 본과 2학년에 다니다 1980년 5월 21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광주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왔다가 형과 함께 전남도청 앞 시위에 나섰던 길이었다.

21살의 꽃다운 나이였다.

청천벽력같은 비보를 접한 아버지 임씨는 슬픔을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켰다.

'한의사가 돼 병든 이들을 살리겠다'는 아들의 꿈을 아들의 동료와 후배를 통해 이뤄주기로 했다.

이듬해부터 아들이 다녔던 순창북중고와 광주 인성고에 5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기 시작했다.

원광대 한의대에도 1987년부터 해마다 1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있다.

월급과 연금 등을 쪼개 장학금을 내온 세월이 30년을 훌쩍 넘었고 이제 90살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러는 동안 아들의 '목숨값'과도 같은 정부 보상금에 사재를 보태 '무등·경산장학회'도 만들었다.

남은 자식들에게 장학회를 맡겨 앞으로도 계속 장학금을 내며 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원광대에 내놓는 장학금을 200만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최근 김도종 원광대 총장을 만나 그 뜻을 전했다.

임씨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비명에 세상을 떠난 아들의 꿈을 장학금을 통해 이루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이 흘렀다"며 "장학금은 나에게 수백 명의 '마음의 아들'을 만들어줬으니 내가 오히려 고마워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한 명이라도 더 혜택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장학금 액수를 늘리기로 했다"며 "내가 죽은 뒤에도 장학금 기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오랜 세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장학금을 기탁해 주신 정성에 깊이 감사한다"며 "장학금이 임 열사의 희생을 기리며 올바르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