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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에 발묶인 文…野 대권 경쟁구도에도 영향주나

작성 2016.10.19 15:32 조회 재생수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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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둘러싼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문 전 대표를 제외한 야권의 다른 대권주자들도 19일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문(새로운 문재인)' 플랜을 들고서 국민성장 싱크탱크를 띄우는 등 거침없던 문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발이 묶이면서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지는 듯 했던 야권의 대권 레이스 구도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파동이 길어져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흠집이 생긴다면 다른 주자들로서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는 등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소한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 지지자들의 구심력은 이전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문 전 대표가 아닌 다른 주자들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색깔론' 공세 속에 종북 프레임이 다시 작동하는 것은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나아가 이번 회고록 파동이 대선국면에서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다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문 전 대표에게 집중되며 야권 지지층이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이번 논란이 대권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다양한 분석이 엇갈리자 주자들은 어느때보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이번 사태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

일단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길어진다면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잠룡들에게 '기회'가 되리라는 분석이 많다.

주자들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사태에 적당히 거리를 두고 별도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문 전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는 등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는 전날 서울디지텍고에서 특강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는 진실을 밝혀서 빨리 논란이 정리돼야 한다"고 공개발언을 했다.

동시에 안 전 대표 본인은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한국사회의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행보를 꾸준히 이어가 수권비전을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로서는 이번 논란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자신의 지향점을 분명히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이번 논란에 대한 직접 발언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자신의 갈길을 가면서 시정운영 능력 등을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 내달 모로코에서 열리는 지방정부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로 하는 등 시장으로서의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박 시장 측 내에서는 같은 야권으로서 여당의 색깔론 공세에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기류와 문 전 대표 측의 대처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 등이 혼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친노(친노무현)' 진영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측에서도 "NLL 논란 때처럼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문 전 대표 본인이 직접 설명하는 게 맞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더민주 김부겸 의원 측 관계자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대응은 좀 납득이 안가지 않느냐"고 했고, 이재명 성남시장 측 관계자도 "문 전 대표가 정확한 입장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와 김 의원 역시 문 전 대표를 둘러싼 논란과는 별개로 지지자들이나 취재진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조만간 저서 출간을 예고하는 등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계복귀 수순을 밟고 있는 더민주 손학규 전 대표 역시 '문재인 대세론'에 금이갈 경우 활동공간이 넓어질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손 전 대표 측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더민주에 원심력이 강해진다면 '제3지대'에 똬리를 트는 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를 제외한 주자들이 그저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우선 주자들은 새누리당의 종북 프레임 공세는 야권 전체의 지지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야권 일각의 주장대로 이번 논란이 '반기문 띄우기'로 이어진다면 정권교체 자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논란으로 오히려 문 전 대표의 야권 대표주자로서의 입지가 더 탄탄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농담을 섞어 "다른 주자들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수도 있다"며 "모든 언론이 문 전 대표에 대해서만 쓰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언론의 주목이 문 전 대표에게 집중되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는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야권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전날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결국 저 문재인이 가장 앞서가니까 저 문재인이 두려워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한 것 역시 이런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책이 완성도가 높다. 전 외교부 장관으로서 쓸만한 비망록"이라면서도 "다만 문 전 대표가 (이 논란에) 직접 관여한 것은 없는 만큼 오래 지속될 사안이 아니며 중도층도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문 전 대표가 (진실공방에) 대응하지 않는 것은 잘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