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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모 초교 행정실장 투신…업무상 스트레스 탓"

강원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장이 옥상에서 투신한 것은 업무상 스트레스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교육청지부에 따르면 춘천 모 초등학교 A 행정실장(교육행정 6급)이 학교 옥상에서 투신한 사건과 관련해 자체 진상 조사를 한 결과 업무상 스트레스가 죽음으로 내몬 것으로 파악됐다.

A 행정실장은 지난달 23일 오후 6시 20분께 자신의 근무하는 학교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이 학교 건물 4층 옥상에서는 A 행정실장의 휴대전화와 소지품이 발견됐다.

노조 조사 결과 A 행정실장은 교내에 민원인 주차장을 설치하는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학교장이 교내 민원인 주차장을 만들라고 지시하자 A 행정실장은 관련 법 규정을 검토해 지난 9월 20일 주차공간 4면을 설치했다.

하지만 민원인 주차장 때문에 교직원 주차공간이 감소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학교장은 주차공간을 설치한 지 2일 만에 다시 뜯어내라고 지시를 번복했다.

A 행정실장은 지난달 22일 탄식을 하며 자신이 설치한 주차장 표식을 뜯어냈고, 다음 날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A 행정실장이 2004년 업무상 재해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약을 먹어왔지만, 지속해서 우울증을 관리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연관 관계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번 사건은 학교 내 비민주적인 관행이 빚어낸 예견된 참사"라면서 "A 행정실장은 정당하게 주차공간을 설치했지만, 주위에 의해 부당하게 다시 뜯어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자존감을 상실하고 좌절감이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인의 죽음은 즉흥적이고 무계획적인 시설공사, 학교 내 구성원들의 이기적인 행태와 이를 용인하는 조직문화의 결과인 만큼 단순한 투신이 아니라 공무상 재해에 속한다"며 "도 교육청은 개인의 우울증으로 덮어버릴 게 아니라 제대로 진상 조사를 하고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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