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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 타는 한미약품 검찰수사에 긴장하는 금융투자업계

작성 2016.10.19 14:47 조회 재생수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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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한미약품 주식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이 19일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자문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한 금융투자업체는 10여 곳에 이른다.

이 중 증권사는 문제가 됐던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파기 정보를 미리 알고 공매도에 나선 것으로 의심되는 투자자를 파악할 단서를 가진 곳으로 지목돼 압수수색 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의 8천5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개장 초 이뤄진 공매도 거래의 불법성을 규명하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각 증권사에서 공매도 주문과 관련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주문을 낸 기관 고객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와 자문사에선 증권사에 주문을 낸 내역 등 관련 자료와 연구원(애널리스트)과의 통신 내용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A 증권사는 검찰이 헤지펀드 관련 전담중개(PBS) 부서를 수색해 주문 수탁 관련 자료를 가져갔다고 전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 연구원(애널리스트)의 메모와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영업부서에서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C 증권사는 "검찰이 공매도뿐만 아니라 한미약품 관련 일반 주식 매매 상황 전반을 보는 것 같다"고 했고, D 증권사는 "검사가 영장만 보여주고 어떤 조사를 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E 증권사는 강남지점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증권사는 강남지점의 한 직원이 한미약품 직원의 지인이라는 점에서 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업체 가운데 압수수색을 받은 F 운용사는 "오늘 검찰 수사관들이 한미약품 관련 거래 내역을 요구해 받아갔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증권사들은 자기매매를 하긴 하지만 주로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의 매매주문을 받아 대행하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업무를 한다며 이번 수사로 걸릴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를 주로 하는 기관투자자 등 고객의 주문을 받아 위탁 처리할 뿐 자기매매 방식으로 공매도에 나서지는 않는다"며 거래 담당 직원들이 문제가 된 한미약품의 악재 공시 내용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법 거래를 한 곳 때문에 업계 전체가 위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문제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 사실을 공시한 지난달 30일 오전 9시28분 이전에 쏟아진 공매도 물량은 총 5만566주다.

매도 주체별로는 기관 몫 3만9천490주, 외국인 물량 9천340주, 개인 물량이 1천736주다.

증권사들은 이들 투자자로부터 매매 주문을 위탁받아 처리한다.

증권업계는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전에 증권사에 매매 주문을 낸 투자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공매도는 합법적인 매매 수단으로, 정상 거래는 문제가 되지 않고 거래 주체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매매에 나섰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증권사 압수수색에 나서는 것은 통상 기관이나 개인 고객 중에서 공시 전 정보를 입수해 매매 주문을 낸 투자자와 정보를 건넨 애널리스트를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되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가 몰리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활성화할수록 가격 변동성이 낮아져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규모가 커진 헤지펀드나 공매도 전략을 주로 취하는 운용사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며 "한미약품 사태로 업계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