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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시진핑 내일 정상회담…남중국해 안보 지형 바뀌나

작성 2016.10.19 15:47 조회 재생수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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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반미 친중' 행보를 보여 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회동이 남중국해 외교·안보 지형에 몰고 올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상호방위조약 체결 상대인 전통 우방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 정상의 직접 대좌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기존 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세력 확장에 나서는 중국과 이에 맞서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통해 대중 포위망 구축에 나선 미국 모두에 필리핀의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큰 점도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 앞서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는 중국,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손을 내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필리핀 국회의원을 지낸 좌파 지식인 월든 벨로는 미국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의 군사훈련 중단은 올바른 결정"이라면서 "미군의 재주둔은 필리핀을 아태지역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게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특히 "필리핀은 워싱턴과 거리를 둬야 한다"면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군사기지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방위협력확대협정을 동결하는 것 또한 한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필리핀은 미국과 2014년 협정을 체결하고 서부 팔라완 섬의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기지 등 5개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해 24년 만에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을 허용했습니다.

안보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실제로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을 재검토하거나 백지화할 경우 심각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싱가포르 ISEAS 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맬컴 쿡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최근 하이난 섬에 배치한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 미국 본토에 대한 선제 혹은 보복 핵 공격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남중국해를 지나 서태평양에 진출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필리핀의 전략적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중국 잠수함의 최적 이동 경로는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루손 해협"이라면서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이 무산될 경우 감시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이 마냥 친중 일변도를 걷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리처드 헤이다리언 필리핀 드라살대 교수는 필리핀 안보의 높은 미국 의존도나 국민의 친미 정서 등을 고려할 때 "두테르테는 미국과의 기존 협정을 만지작거릴 수는 있겠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크게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잇단 반미 발언이 방중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이미 필리핀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 논객 더그 밴도우는 "미국은 필리핀이 필요하지 않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