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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자살충동에 시달리는 '피부 건선' 환자들

대한건선협회 "따가운 외부 시선에 2명 중 1명 꼴 자살충동"

우울·자살충동에 시달리는 '피부 건선' 환자들
피부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비'와 '사회적 편견'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는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을 맞아 건선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건선협회에 따르면 건선 환자는 질환 자체로 인한 고통 이외에도 질환을 치료·관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정신적 고통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3명 중 2명꼴인 77.6%가 현재의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사회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조사대상자 중 41%가 취직 실패·업무상 불이익·실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사람의 눈에 띌 수 있는 질환 특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힘들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82%)가 상당수를 차지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환자(43%)가 자살 충동까지 느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질환은 피부 표피의 과도한 증식과 진피 염증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난치성 피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인구가 1억명이 넘고 국내 환자만 16만명에 달한다.

또 국내 환자 중 약 10%인 1만6천000명은 전신에 병변이 나타나는 중증 난치성 건선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선협회는 대부분 국민이 건선을 외부에서 보이는 발진·각질 등의 증상만 보고 단순 피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몸의 면역체계가 망가져 일어나는 면역질환이라고 강조했다.

만성 난치성 질환이다 보니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며 다양한 치료법이 동원되고 장기간의 치료로 환자의 부담이 크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8%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기 건선협회 회장은 "건선은 전염되지 않지만, 질환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부족하고, 피부병 특성상 타인에게 옮긴다는 선입견이 만연해 환자들이 더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 정도가 심한 환자의 경우 하루하루 죽지 못해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심각하다"며 "사회적 인식 개선과 더불어 중증 건선만이라도 치료비를 경감해 주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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