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예고없이 중도금 대출 중단…서민들 '발 동동'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정부에서 대출을 바짝 조이는 모양새인데요, 어제(17일)는 보금자리론이라는 대출을 정부가 갑자기 줄였다는 얘기 전해드렸죠. 이번에는 집단대출입니다. 이게 아파트 중도금 성격이 있기 때문에 혼란이 더 클 것 같아요.

<기자>

한동안 중도금 대출을 너무 무제한적으로 해줘서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냐, 이럴 때는 사실 막지를 않았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반대로 이게 턱 끝까지 차오르니까 "그냥 다해주지 마." 이런 식으로 돼서 분양 이미 받은 분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어요.

<앵커>

분양받을 때 돈 있어서 받나요, 이거 해준다고 해서 믿고 하는 건데 어떡하나요?

<기자>

그때는 정부 정책이 그랬기 때문에 믿고 사인하고 계약을 했고, 계약금까지 다 낸 상태인데, 그 사이에 지금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중도금 대출 안 되니까 딴 데 가서 구해오라고 하는 건데, 이게 지금 큰 아파트, 비싼 데도 아니고 수원 같은데 수도권에 20평대 4천3백 가구가 두세 달 뒤부터 중도금을 내야 되는데, 첫 시범케이스가 됐어요. 여기 사람들이 지금 굉장히 당황스러운 상황입니다.

[아파트 계약자 : 분양가 2억 3천, 중도금 4번이 있는데 4번마다 한 2천만 원씩 내야 할 거예요. 당연히 다 대출된다고 하고 들어왔죠. 서민들한테 가는 거 돈 많은 사람들한테 가는 거 구분이 없이 일괄 규제해버리는 거잖아요.]

은행들은 정부가 집단대출 심사 강화하래서 한 거고, 여기다 대출 이자까지 슬슬 올려서 대출 막아야 된다. 정부가 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지금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한 번 들어보시죠.

[은행 관계자 : 최근 정부에서도 가계대출이나 이런 것들을 관리하면서 시중 은행들도 금리를 높이면서 대출 총량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요새 문제가 되는 게 강남 재건축, 비싼 아파트 이런 데인데, 이런 데를 딱 타깃으로 뭔가 정책을 해줘야 되는데 예고도 없이 그냥 전방위적으로 한꺼번에 대출을 줄여버리면 정부 정책에 맞춰서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 돈 1, 2억이 어디 애 이름도 아니고 어디 가서 이걸 갑자기 구하겠어요. 굉장히 황당한 상황이 되는 거죠.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돈을 구할 때가 없으니까 계약 파기할 수도 없고요, 그냥 제2금융권이라도 찾아가야 갈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그러니까 정부가 정책을 바꾸더라도 천천히 알려주면서 바꿔야 저런 애꿎은 피해자들이 안 나오는 건데, 그걸 과연 모르고 그러는 거냐, 아닙니다.

이게 전에 부동산 대책 세울 때 미리미리 좀 세워 놓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할 때는 오히려 실수요자 피해 주면 안되니까 대책을 약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얘기를 했었거든요. 두 달 전 얘기인데 한 번 들어보시죠.

[이찬우/기획재정부 차관보(지난 8월) : 정책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냉탕, 온탕 상황에 따라서 변하는 것보다는 사실은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해야겠죠. 저희가 가장 관점으로 보는 게, 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제약을 줘서는 안 된다는 부분입니다.]

실소유자들 때문에 부동산 규제 한꺼번에 못한다고 하더니 지금 갑자기 급해지니까 정확한 분석 없이 국민들을 온탕에서 빼서 냉탕에 딱 빠트리는 정책을 갑자기 펼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답답하네요. 그런데 이게 강남 재건축이 요즘 몇억 원씩 오르니까 이것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말도 많더라고요.

<기자>

그게 문제의 시작이에요. 그것 때문에 워낙 민심들이 안 좋아지고 거기서 놀라니까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되는 건데, 강남 재건축은 사실 돈 많은 사람들이 사는 거기 때문에 은행 대출 조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다른 대책들을 종합적으로 해서 거기에 들어가야 되는 건데, 문제는 대출 급하니까 대출만 조여놓고 다른 대책은 서로 또 세우지를 못하고 있어요. 정부 관계자들끼리 말이 왔다 갔다 합니다.

지난주에 국회에서 금요일날 국정 감사를 했는데, 건설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은 강남이 과열상태라서 대책 준비하겠다. 국지적 과열이라는 게 강남 얘기하는 건데, 유일호 기재부 장관 성장률 챙기는 쪽에서는 "강남발 폭등 그런 것 없을 것 같고, 투기지구도 검토 안 한다." 이렇게 반대로 얘기를 했어요.

그더니 주말 지나고 어제, 단 사흘 만에 유 장관이 말을 바꿨습니다. 저렇게 "투기 과열지구 검토하겠다." 이 사람 말 다르고 저 사람 말 다르고 하루 이틀 사이에 말이 왔다 갔다 하니까, 부동산 정책을 누가 지금 주도해서 챙기는 건지, 논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이 부분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강남은 오히려 콧방귀에요. "저러다 말겠지." 이런 식이거든요.

[강남 공인중개사 : 조금 이렇게 쉬었다가 호흡 고르기, 숨 쉬었다가 다시 붙겠죠. 한 석 달 후면 다시…]

강남은 저렇게 오히려 유유자적하는데 정부가 이렇게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돈 구할 때 없는 서민만 힘든 겁니다. 그래서 정책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끌고 가야 되는 건데 그렇게 어려운 건지, 되묻고 싶네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