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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깃털'에 좌충우돌…'피겨 신동' 유영의 정상 정복기

12살 초등생 피겨 유망주 유영선수가 다시 한 번 한국 시니어무대를 정복했습니다. 지난 1월 피겨 종합합선수권에서 김연아가 세웠던 역대 최연소(만 12세 6개월) 우승 기록을 새로 쓴 데 이어 지난 일요일(16일) 회장배 피겨 랭킹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피겨의 ‘넘버 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연기를 마치는 마지막 순간 머리에 장식된 ‘깃털’이 떨어지면서 감점을 받는 바람에 두 번이나 점수가 번복되면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 '떨어진 깃털'에 점수 번복, 또 번복…우여곡절 끝에 우승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오른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습니다. 한 팔을 들고 점프를 뛰는 유영 선수 특유의 ‘타노 점프’로 가산점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레이벡 스핀 과정에서 파란 깃털 하나가 유영 선수 머리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흩날리더니 빙판위에 떨어졌습니다. 뜨거운 환호와 함께 연기가 끝난 뒤 발표된 첫 번째 점수는 프리스케이팅 119.45점. 쇼트프로그램 점수(62.97)까지 합쳐 182.42점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10분쯤 지난 뒤 느닷없는 장내 방송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유영 선수의 점수가 정정되었습니다. 합계 180.42점으로 현재 2위입니다.”라는 겁니다. 추가 설명도 없이 첫 점수에서 2점이 감점된 겁니다. 빙상연맹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머리에 장식된 깃털이 떨어져 감점을 받았는데, 버튼 조작이 잘 못돼 처음에 반영이 안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180.66점으로  2위였던 김나현이 유영에 0. 24점 앞선 1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점수가 번복됐습니다. 이번엔 “유영 선수의 점수가 합계 181.2점으로 다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해 다시 한 번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판진들이 상의해 감점을 1점으로 줄였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유영은 김나현을 0.76점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 '1점 감점'은 정당…연이은 번복은 판정 미숙

피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물질이 몸에 떨어졌을 때 감점을 주는 이유는 “이물질이 경기 진행에 방해가 되고, 관중의 관전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점 감점을 주지만, 의상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하자가 있어서 관전에 심하게 방해가 될 때는 2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영 선수처럼 연기 도중 깃털이 떨어지는 경미한 경우는 ‘1점 감점’이 맞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번복에 대해서는, “심판들이 합의해서 감점을 정하기 때문에 종종 번복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처럼 두 번이나 판정을 번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판정 절차가 미숙했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연이은 판정 번복에 선수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관중은 뭐가 뭔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깃털’보다 ‘미숙한 판정’이 경기 진행과 관전을 더 방해한 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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