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백남기 사망진단서 재논의…의대생 성명 잇달아

지난달 25일 사망한 농민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에 사망의 원인과 종류가 잘못 기재됐다는 논란이 일자 서울대병원이 공식 위원회를 꾸려 이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사망진단서에 사망의 원인을 '심폐정지'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한 것과 관련한 문제를 재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늘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윤성 서울대병원 법의학교실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이 위원회에는 서울대병원 측 관계자들과 서울대 의대의 관련 분야 전문 교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외압 논란이 없도록 원장과 부원장은 위원에서 배제했습니다.

이는 올해 5월 임명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대병원은 내부적으로만 사망진단서 재논의를 검토하다가, 서울대 의대생들과 의대 동문이 잇달아 성명을 내 사망진단서의 오류를 지적하고 병원 측에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자 급히 위원회 구성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대병원 측은 오늘 오후 5시 반 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서성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합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 의대생들과 의대 동문에 이어 전국 의과대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성명을 내고 "참된 의료인이라면 응당 이에 침묵하지 않고 자신의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진단서가 오류를 범했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성명에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가톨릭대 등 전국 15개 대학 학생 809명이 연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