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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3년 전 美 언론 포착 '北 괴(怪)로켓'…80톤 고출력 엔진의 첫 등장

[취재파일] 3년 전 美 언론 포착 '北 괴(怪)로켓'…80톤 고출력 엔진의 첫 등장
미국의 보수 매체 워싱턴 프리 비컨은 지난 2013년 11월 북한이 신형 로켓 엔진을 개발하고 있고 이란의 기술자들이 대거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관료를 인용한 이 매체의 기사들은 의문의 북한 로켓 엔진의 추력을 ‘80톤’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 20일 지상 연소실험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신형 고출력 로켓 엔진이 바로 추력 80톤입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이 3년 전 지목한 로켓 엔진과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로켓 엔진은 같은 물건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발표를 신뢰할 수 있느냐는 주장도 하는데 북한의 80톤 로켓 엔진은 실체가 분명히 있고 현재는 아마 개발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말대로 80톤 로켓 엔진은 정지궤도 위성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추력이 강하고 이에 따라 미 대륙 어디든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1단 로켓으로 전용될 수 있습니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80톤 신형 로켓 엔진의 개발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이 보도한 내용
● “북한이 지금까지 만든 엔진과는 차원이 다르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지난 2013년 11월 26과 27일 이틀 연속 북한의 80톤 신형 로켓 엔진 개발 관련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란의 액체연료 추진 로켓 개발을 담당하는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의 기술자들이 비밀리에 그 해 9월까지 여러 번 평양을 방문했고 북한이 개발 중인 80톤 로켓 엔진을 들여다 봤다는 내용입니다.

80톤 로켓 엔진은 이란의 기술적 자문이 있긴 했겠지만 대체로 북한이 스스로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미 정보 당국은 이 엔진이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이나 우주 발사체를 위한 것이고, 이란에 수출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워싱턴 프리 비컨은 전했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미국 관료를 인용해 “새 엔진은 'Super ICBM' 또는 ‘Heavy Lift’ 우주발사체용”이라며 “북한이 지금까지 만들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과 이란 모두 앞으로 2년 안에 핵 탄두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평가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이 보도한 내용
미국에게는 참으로 위협적인 로켓 엔진이 북한에서 개발되고 있고 이란 기술자들이 그 엔진 개발 작업을 위해 방북하던 그 때 마침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은 “북한 80톤 엔진 개발 사실을 담은 정보 당국의 보고서를 오바마 정부가 제네바 회의에 내놓지 않았다”며 “제네바의 이란 핵 협상을 방해하지 않기 위한 위한 조치였다”고 꼬집었습니다.

● 北 80톤 로켓 엔진…2기 묶으면 ICBM, 4기 묶으면 정지위성 발사체

미사일 권위자인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북한은 80톤 엔진을 개발함으로써 KN-14와 KN-08의 1단 로켓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ICBM의 1단 로켓은 ICBM의 1단으로는 좀 부족한 노동미사일 엔진 4개를 조합해 만드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새로운 초강력 엔진이 준비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워싱턴 프리 비컨이 보도한대로 ‘지금까지 북한에 없던 새로운 엔진’의 등장입니다.

올 초 북한이 쏜 장거리 로켓 광명성 4호의 1단 로켓은 노동 엔진 4기와 보조엔진들의 조합입니다. 노동 엔진의 추력이 27톤이고 보조 엔진은 3톤입니다. 각각 4기씩 들어갔으니 1단 로켓의 추력은 모두 합쳐서 120톤입니다. 군 당국은 당시 광명성 4호를 ICBM으로 전환하면 1만km 이상 날아가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신형 로켓 엔진의 추력은 80톤이니 2개만 묶어도 160톤입니다. 광명성 4호의 1단 로켓보다 강력합니다. 연소시간도 북한은 200초라고 주장하는데 광명성 4호의 1단 148초, 지난 2012년 은하 로켓의 161초 보다 월등합니다. 신형 로켓 엔진 2기 조합이면 미 대륙 서부에서 동부까지 두루 사정권에 두는 'Super ICBM'의 1단 로켓으로 모자람이 없습니다.

장영근 교수는 “신형 80톤 엔진 4기를 묶으면 추력이 320톤이어서 북한이 자랑한대로 정지궤도 위성 발사도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유명 우주 발사체의 엔진도 추력이 80톤 안팎입니다. 김정은은 80톤 엔진 지상연소 실험 현장에서 “우리의 힘과 기술로 각이한 용도의 위성들을 더 많이 제작, 발사해 우리나라를 가까운 몇 해 안에 정지위성 보유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신형 엔진으로 3만 6,000km 고도로 정지궤도 위성을 날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500km 고도의 저궤도에 위성을 올린 광명성 4호는 아이들 장난감으로 보일 지경입니다. 북한의 다음 대형 도발은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 발사 같습니다. 처음이니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어서 2차, 3차 발사를 시도해 기술의 안정화를 꾀할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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