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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시우 "내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와 맞붙고 싶다"

[취재파일] 김시우 "내년 마스터스에서 타이거 우즈와 맞붙고 싶다"
"이제서야 우승 실감..내년 마스터스서 우즈와 같은 조 됐으면…"
"2부 투어에서 고생한 경험이 보약…신인왕 욕심 나"
"최경주 프로가 롤 모델…골프 떠나 인간적으로도 존경"

한국 남자골프의 '희망' 김시우가 미국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를 차지하며 페덱스컵 랭킹 17위로 올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미국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시우는 10월 6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KPGA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대회 출전을 위해 오늘(27일) 오후 4시 4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합니다.

1995년 6월 28일생으로, 한국인 최연소 Q스쿨 통과(2012년)와 한국인 최연소 PGA 우승(2016년 윈덤챔피언십)을 달성한 김시우는 이제 한국인 최초의 PGA 신인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미국 댈러스 집에 있는 김시우와 전화 통화를 통해 올시즌을 마친 소감과 향후 일정,다음 목표 등을 들어봤습니다.

Q. 2년간 2부 투어에서 고생하다가 올시즌 PGA 투어에 올라와 34개 대회에서 톱 10에 5번(우승 1회, 준우승 1회 포함)이나 들었다. 돌아보면 감회가 어떤가?

"시즌 시작 전에 목표가 '투어 시드만 유지하자'였는데, 처음 스타트가 좋아서 시즌 내내 술술 잘 풀렸던 것 같아요. 첫 대회가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이었는데 그 대회에서 단독 4위를 기록한 게 저한테는 자신감을 찾는 큰 계기가 됐어요. 2부 투어를 2년 동안 뛰면서 여러 종류의 잔디와 코스를 경험한 것도 숏 게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됐고요. 2016년은 저에게 아주 뜻깊은 한 해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습니다."

Q. 올 시즌 벌어들인 상금이 308만 6369달러(34억원). 지난해 웹닷컴 투어(2부투어) 때 받은 상금(33만 달러)의 열배쯤 되는데 1년 사이에 엄청 큰 변화 아닌가?

"저도 좀 얼떨떨해요. 지난달 윈덤 챔피언십 우승 직후에는 실감이 잘 안났는데 한 달 쯤 지나고 나니까 실감이 좀 나네요. 알아보고 사인해 달라는 팬들이 생기고 응원 소리가 커지고..이번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정말 내가 대접 받고 있구나,챔피언이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제 한 샷 한 샷에 관중의 반응이 느껴졌어요.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였던 투어챔피언십 1라운드 18번 홀에서 '칩인 버디' 성공했을 때  팬들의 환호성에 저도 모르게 두 팔이 번쩍 올라갔어요. 팬들이 반응해주니까 저절로 리액션이 커지는 것 같아요. '아, 이런 맛으로 골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시우
Q. PGA투어는 분위기와 환경 자체가 2부투어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정말 많이 달라요. 하늘과 땅 차이죠. 2부투어는 숙소와 자동차 렌트까지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고 이동 거리도 더 길고 많이 외로워요. 1부투어 올라오면 모든 게 달라지죠. 일단 공항에 내리면 PGA 직원들이 자동차를 대기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어요. 이번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은 호텔(릿츠칼튼)도 무료로 제공하더라고요. 지난 2년 동안 2부투어 뛰면서 성적도 안나고 이동도 힘들고 의욕도 떨어져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옆에서 아빠가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어요. "성적에 신경쓰지 말고 그냥 한 샷 한 샷 최선을 다해라. 조급해하지 마라. 인생에서 인내심을 키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해라. 젊은 나이에 돈 주고도 사지 못할 경험이다" 그런 말씀들을 마음에 새기면서 하루 하루 열심히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

Q. 한국인 최초로 PGA 신인상에 도전한다.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하는데 판세가 어떨 것 같나?

"PGA투어에 선수들 전용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에서 투표하는 거예요. PGA투어 시드가 있는 선수들만 투표할 수 있는데 미국 시간으로 25일 저녁부터 투표가 시작돼 10월 7일까지 마감하고 아마 12일쯤 발표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를 포함해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페덱스컵 랭킹 11위), 스마일리 카우프먼(미국,페덱스컵 랭킹 43위)이 신인상 후보인데 저는 그리요보다는 카우프먼이 더 신경 쓰여요.아무래도 미국 선수니까요. 제가 신인상을 받으면 한국인 최초라는 기록도 남게 되고 평생 다시 안올 기회니까 꼭 되고 싶은데…. 기다려봐야죠."

Q. 윈덤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도 따냈는데?

"중계화면으로만 보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 긴장되고 설레요. 제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어릴 때부터 꿈 꿔왔던 게 두 가지 있었는데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과 타이거 우즈랑 같은 조에서 치는 거였어요. 우즈가 다음 시즌 개막전부터 복귀한다고 하니까 두 가지 꿈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긴 것 같아요. 내년 4월 오거스타에 우즈가 올 수 있다면 3,4라운드에 같이 치는게 꿈입니다. 그러려면 제가 컷 통과부터 해야겠죠?(웃음) "

Q. 평소 존경하거나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최경주 프로님을 존경합니다. 최프로님은 골프 뿐 아니라 인품이나 생활 모든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많으신데도 골프에 대한 열정이 넘치시고 후배들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심이 참 많으세요. 제가 앞으로 길게 보고 선수 생활을 해나가는데 롤 모델이십니다. 제일 친한 선수는 성훈이 형(강성훈)이고 대니 리와도 친하게 지내요. 최근 댈러스의 대니 리 바로 옆 집으로 이사갔는데 아직 집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Q. 영어 실력은 많이 늘었나?

"아직이요. 듣는 건 거의 다 들리는데 말하는 게 아직 마음대로 안 돼요. 그래도 일상 대화와 생활에는 문제 없을 정도는 됩니다."

Q. 귀국 후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나?

"이번 주 쉬고 다음 주에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나갑니다. 10월 13일 미국 PGA투어 2016-17시즌 개막전(세이프웨이 오픈)은 건너 뛰고 10월 20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PGA투어 CIMB 클래식, 그리고 그 다음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에 2주 연속 출전하고 귀국합니다. 이후에는 한 달 정도 쉬다가 12월 말 미국 하와이로 가서 소니오픈 준비해야죠."

Q. 미국 진출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는데 다음 시즌 목표는?

"윈덤챔피언십 우승으로 2년간 PGA투어 시드를 받았으니 이젠 2년 안에 또 우승을 해서 시드를 자동 연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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