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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그들이 트럭에 몸을 던지는 이유…칼레 난민촌 르포

[월드리포트] 그들이 트럭에 몸을 던지는 이유…칼레 난민촌 르포
파리에서 북쪽으로 300킬로미터 떨어진 칼레(calais).

해저터널과 페리를 통해 영국 도버로 가는 항구도시입니다. 이 곳에 난민촌이 만들어지면서 이제는 1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수단,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등 수많은 나라에서 모여든 난민들입니다.
지난 12일 난민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정글’로 불리는 칼레 난민촌을 찾았습니다. 구호단체 직원은 최근 난민촌 분위기가 안 좋아, 자기가 얘기한 곳에서만 촬영을 하고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실제 난민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난민촌의 치안도 불안해, 지난 달에는 수백 명이 아프간 난민과 수단 난민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여 1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난민 수는 늘어나고 공간은 좁아지면서 칼레 난민촌은 한눈에 봐도 열악했습니다. 특히 화장실과 식수대, 세면장이 부족해 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습니다. 아무렇게나 지어진 천막 숙소 사이사이에는 먹다 남은 음식물과 가재도구들이 나뒹굴고 있고 고여 있는 섞은 물에 쓰레기들이 쌓여 있습니다. 난민촌에서 만난 아프간 출신의 젊은 난민은 여기있는 모두가 아주 불행하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난민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더 많고, 영어를 사용하는 영국행을 원하고 있습니다. 영국 밀입국을 위해 이들은 고속도로에서 영국으로 가는 트럭에 올라타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돌을 던져 트럭을 강제로 세우고 올라타는 가하면 밤을 이용해 화물칸을 몰래 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지난 16일에는 트럭 꼭대기에 올라 탔던 14살의 아프간 소년이 떨어져 숨지는 사고도 일어 났습니다. 이렇게 되니, 트럭운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트럭 운전사들과 칼레 지역 주민들이 칼레 난민촌의 철거를 요구하며 고속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또 난민들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영국과 프랑스가 합작해 고속도로 주변 1킬로미터에 거쳐 4미터 높이의 장벽을 쌓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점차 칼레 난민촌을 철거한다는 계획이지만, 난민들이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고 대체 난민촌도 찾기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난민촌을 영국이 아예 가져 가야 한다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 정상들이 모여 난민 문제를 꾸준히 논의하고 있지만, 해결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희망 없는 나라를 버리고 새 삶을 찾아 모여드는 난민들, 어떻게든 이들을 막으려는 유럽 국가들. 유럽에서의 난민 문제는 시한폭탄이 돼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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