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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쁘띠셀럽' 아시나요?…SNS '있어빌리티'의 양면

[리포트+] '쁘띠셀럽' 아시나요?…SNS '있어빌리티'의 양면

안녕, 난 ‘쁘띠셀럽’이야.

쁘띠셀럽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야. 일반인데도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지.

나 같은 쁘띠셀럽은 SNS를 통해 유명세를 얻게 돼. 어떻게 유명해질 수 있냐고? 나만의 방식으로 ‘있어빌리티’를 보여주는 거야!

있어빌리티는 또 무슨 뜻이냐고? 있어빌리티는 '있어'와 능력이라는 영어의 '어빌리티'(ability)를 합성한 말이야. SNS에서 스스로 ‘있어 보이는’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나타난 ‘신조어’지.

어떤 사람들은 있어빌리티를 ‘행복 경연장’인 SNS에서 나타나는 ‘허세’라고 말해. 하지만 누군가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드러내는 ‘트랜드’라고 말하지.

‘있어빌리티’도 그 종류가 다양하다는 걸 알고 있니?
(1인칭 시점에 친구와의 대화 형식으로 작성됐습니다)
 
● 유형①: 내가 이 구역에서 제일 ‘부자형’

‘부자형’ 있어빌리티는 명품 가방과 외제 차 등 고가의 물품이 SNS 속 사진에 살짝 드러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재력을 우회적으로 과시하는 것이죠.

게시물을 보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장소를 배경으로 합니다. 먹은 음식을 소개하는 사진 같지만, 음식 옆에는 명품 가방의 로고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차 안에서 마시는 커피가 제격’이라며 SNS에 올린 사진을 살펴볼까요?
테이크 아웃 음료 잔을 잡은 손에는 고가의 시계가 보입니다. 로고명도 정면을 향하고 있죠.

손 뒤편으로는 자동차 핸들이 보이네요. 손에 일부분이 가려졌지만, 핸들에 3분의 2정도 드러난 로고를 통해 외제 차라는 걸 충분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직접 고가의 제품을 찍어서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부자형’은 재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해 허세라는 비난을 피합니다.

● 유형②: 넓디넓은 발의 소유자 ‘인맥형’

‘인맥형’ 있어빌리티는 자신의 고급인맥을 드러내는 유형입니다. SNS상에는 출신학교나 지역, 소속 회사 등을 입력하는 프로필 작성 페이지가 있습니다.

인맥형은 프로필 작성에서 나아가 소속 집단의 지인들이 얼마나 유명하고 잘나가는 사람인지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죠. 타인과의 관계 과시가 게시물의 주된 내용입니다.

‘오랜만에 소중한 사람들과 골프’라는 SNS 게시물을 살펴볼까요?
골프장에서 포즈를 취한 사람들은 골프에 열중한 모습입니다.

사진만 봐서는 무엇을 자랑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사진과 함께 작성된 태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OO사장님과 함께 #촬영 때문에 바쁜 내 친구

유명한 사람과 주고받은 문자를 캡쳐해 올리거나, SNS상에서 친구를 맺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시물도 인맥형 있어빌리티의 일종입니다.

● 유형③: 나만의 장소, 나만의 음식 ‘센스형’

‘센스형’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있어빌리티 유형입니다. 센스형 게시물에는 나만의 취향이 담긴 사진이 필수입니다. 일상을 무심하게 담은 것 같지만,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사진이죠.

잘 알려지지는 않은 장소나 집에서 내가 직접 해먹는 요리도 센스형 사진의 소재가 됩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도 예쁜 접시에 구도를 고려해 ‘센스’있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나만의 간단한 아침’이라는 SNS 게시물을 살펴볼까요?
창가를 통해 햇살이 들어오고, 막 일어났는지 이불은 정리돼있지 않습니다.

구겨진 이불 위, 작은 접시에는 토스트 한 조각과 달걀 프라이가 담겨 있네요. 접시 아래쪽에는 패션 잡지가 놓여 있습니다.

정신없는 아침에 간단히 먹는 식사를 보여주는 사진 같지만, 이 사진은 구도에 대한 고민과 수십 번의 촬영 시도, 보정으로 얻어낸 사진입니다.

요리, 인테리어, 취미 생활 등 일상이 담긴 센스형은 부자형이나 인맥형에 비해 각자의 개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수의 SNS 사용자들이 활용하는 유형입니다.

있어 보이는'척'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허세'로 보이지만, 있어 보이는 ‘연출’에 집중하면 ‘트랜드’가 되는 있어빌리티. 그렇다면 SNS 이용자들은 '게시된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대다수의 SNS 이용자들은 그대로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한 시장 조사 전문기업이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사람들이 SNS에선 행복한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남성(53.1%)보다 여성(69.3%)에게서 이런 생각이 강하게 나타났는데, SNS에서 보여지는 것이 게시자의 진짜 모습일 것이라는 의견은 6.4%에 불과 했죠.
‘있어빌리티’를 풍자한 사진작가 촘푸 바리톤은 자신의 SNS에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밖에 숨겨진 진실’이란 주제로 작품을 게시했습니다.

사진 속엔 고급스럽게 차려진 음식만 보이지만, 프레임을 키우면 인스턴트 음식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하얀색 침대에 놓인 노트북도 실제로는 지저분한 방에 놓여있죠.

있어 보이는 사진의 양면. ‘있어빌리티’의 어떤 모습이 진짜인 걸까요?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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