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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ODA의 미래를 보다 ③

[칼럼] 한국 ODA의 미래를 보다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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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원조, ODA 사업의 지평은 넓습니다. 직접적인 원조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각종 사업을 통해 현지인들의 삶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ODA 사업이 직접 원조 보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도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ODA 사업은 우리의 외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남태평양 14개국은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피지를 설득할 수 있으면 14표가 함께 우리 쪽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입니다. 물론 대외원조가 꼭 외교 정책과 결부돼야하는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ODA를 통해 우리 편을 확보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대외 원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코이카를 중심으로 하는 무상 원조가 하나이고, 한국수출입은행이 주도하는 유상 원조가 다른 한 축입니다. 일본의 JICA 처럼 두 가지 원조를 한 기관이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외교부와 기재부의 힘겨루기 속에서 아직 정부는 두 가지 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민 단체인 참여연대가 수출입은행에 공개질의서를 보냈습니다. 필리핀 일로일로 주의 할라우 강 댐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입니다. 수출입은행은 2012년 이 댐을 건설하는 데 2,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필리핀 정부와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이 사업이 현지에서 반발에 부딪쳤습니다.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 댐이 효과는 적으면서 경제적 비용은 엄청나고, 사회적 환경적 충격도 크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 사회의 발전 보다는 특정인의 사익이나 부패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여연대는 이 사업이 해외 개발원조 사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사회적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립한 ‘세이프가드’를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사업이기도 하다며 과연 수출입은행이 세이프가드를 이행하고 있느냐고 질의했습니다.
 물론 현지 일부 환경단체의 주장이라고 무시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가 수천억 원을 쓰며 욕을 먹는 상황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대외 원조의 방향에 심각한 시사점을 주는 사업입니다.

우리의 ODA 현황은 어떨까요? 액수로 따지면 그런대로 만족, GNI 대비 비율로 따지면 부족, 이렇게 요약될 것 같습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의 GNI 대비 ODA 기여 비율은 0.14%,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국가 평균이 0.3%이니까 한참 모자랍니다. UN이 정한 목표인 0.7%에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우리는 당초 2015년에 0.25%를 기여 비율로 정했지만 이를 몇 년 미뤄서 2020년 0.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액수로 보면 상황이 조금 낫습니다.
같은 OECD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의 기여액은 19억 1천만 달러, 세계 14위입니다. 미국의 310억 달러, 영국의 187억 달러, 독일의 177억 달러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기여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돈을 쓰면서 욕을 먹어서는 안 되겠지요?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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